잠 자는 휴면카드 1400만매..부작용없나
기사내용 요약
6월말 기준 1458만매로 전체의 12% 차지
경쟁 심화로 신규상품 쏟아지는 영향 커
휴면카드 관련 비용 고객에 전가될 수도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금융당국이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2020년 휴면카드 자동해지제도를 폐지한 이후 휴면카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 간 회원유치 경쟁 심화 속에 새로운 카드 상품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용자가 신규가입 후 이전에 쓰던 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휴면카드 증가는 카드사에 여러 비용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2081만매로 전년 말(1억 1769만매) 대비 2.7%(312만매)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휴면(신용)카드는 1458만매로 전년 말(1314만매) 대비 11.0%(144만매)나 늘었다. 휴면카드가 신용카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6월 말 기준 9.6%였던 이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올 6월 기준 12.1%을 기록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전업카드사별 휴면카드 규모는 KB국민카드가 174만매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신한카드 163만매, 현대카드 157만매, 삼성카드 135만매, 우리카드 125만매, 하나카드 111만매 등의 순이었다. 전체 신용카드에서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13.99%로 하나카드가 제일 높았고, 롯데카드가 13.74%로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다. 우리카드(12.77%), KB국민카드(10.90%), 현대카드(9.16%), 삼성카드(8.74%), 신한카드(7.9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휴면카드는 발급된 이후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가리킨다. 이는 카드사들이 회원모집 경쟁 심화로 카드 신상품을 계속해서 내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과거 '혜자카드'로 불리며 여러 업권의 가맹점에서 많은 혜택을 줬던 카드들이 단종되고, 지난해부터 특정 업체에 특화된 PLCC카드(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트렌드로 바뀌며 카드 이용자들의 카드 변경이 특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영향도 크다. 과거엔 휴면카드로 분류된 후 1개월간 고객이 계약 유지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카드가 이용정지됐고, 이로부터 9개월 후 자동으로 카드 계약이 해지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2020년 이로 인해 이용자의 카드이용과 재발급 등에 불편이 발생하고, 자동해지된 탈회회원을 대상으로 한 카드사의 신규 모집비용 증가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이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일정기간 카드 미사용으로 이용정지되더라도 유효기간(5년)까지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재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카드사들 역시 보유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활성화(wake-up)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휴면카드 정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6개월 이상 등 사용 이력이 없는 카드를 사용 시 할인권이나 포인트, 캐시백 제공 등의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는 미사용 휴면카드가 늘수록 초기 상품개발비를 포함해 마케팅비, 발급비, 배송비 등 '매몰비용'이 증가한다. 또 회원관리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늘고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 휴면카드는 소지자의 관리가 소홀한 만큼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경우 2020년 카드회원 표준약관 개정으로 이용정지 카드의 본인 외 사용 등에 따른 피해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카드사가 부담하고 있지만, 카드 소지자 역시 범죄로 인한 정신적·물질적 손해을 감당해야 한다.
또 고객 입장에선 휴면카드로 인해 현재 사용 중인 신용카드의 한도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 카드사는 3매 이상 카드를 소지한 회원에 대한 이용금액, 연체금액, 이용한도 등 카드발급 관련 정보를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공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카드 수가 많은 경우 카드당 이용한도가 낮게 책정될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카드가 나오면 혜택을 위해 신규 가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카드로 갈아타는 '체리피커'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면서도 "시장점유율(MS)을 발급 카드수로 카운트하기도 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휴면카드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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