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에도 당당한 월급쟁이 됐다"..우리 부모님께도 주택연금 권유해 볼까

전종헌 2022. 9.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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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가입자 10만명 돌파
2월부터 월지급금 평균 0.7% 증가
65세에 9억짜리 주택 있으면
월 229만6000원 평생 연금
[사진 제공 = 주택금융공사]
#40대 초반의 아들이 10년에 걸친 사업에 두어번 실패해 부모까지 힘들게 하더니 결국 몸이 아프다며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 제가 젊은 시절에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이 50년 만에 재발해 심한 허리 통증으로 걷기조차 힘들어 정형외과에 수술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죠. 그러던 중 아들이 입원한 병원으로부터 대장암 3기 진단 결과가 나왔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제 허리 수술 예약을 취소하고 국립암센터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한 아들의 병간호에 매달렸습니다. 3년 동안 좋다는 약은 다 써 봤지만 애쓴 보람도 없이 아들은 부모 가슴에 못을 박고 경제적 부담까지 안긴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저축한 돈과 군인연금 등으로 아들의 병원비와 약값, 그리고 생활비를 감당해 왔고 그 속에는 딸이 보태준 1500만원도 있어 딸을 볼 때마다 마음의 빚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대화 중 노후생활의 좋은 버팀목으로 주택연금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부모 빈소에서 자식들 간 재산 싸움 우려도 없고 손자들에게 용돈을 줘가며 노년생활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는 말에 공감이 됐습니다. 주택연금을 받아 우선 딸의 돈부터 돌려주고 마음의 자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자료 제공 = 주택금융공사]
79세에 주택연금에 가입한 후 딸에 대한 마음의 빚을 털어버린 한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당당한 월급쟁이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며 이제는 주택연금 전도사가 됐습니다.

주택연금은 최근 6년(2016~2021년)간 매년 1만명 이상 가입할 정도로 꾸준하게 가입자가 늘며 '노후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2월 1일부터는 주택연금 신규 신청자의 월지급금이 평균 0.7% 증가했습니다. 주택연금을 총괄하는 주택금융공사가 매년 주택가격 상승률, 이자율 추이, 기대여명 등을 주기적으로 재산정해 주택연금 월지급금을 산출하는데 이를 새롭게 적용하는 것이 2월부터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시세로 9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85세가 올해 2월에 주택연금에 신규로 가입했다면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기존 379만7000원에서 386만6000원(종신지급방식·정액형)으로 더 받을 수 있게 된 셈이죠. 같은 조건으로 55세는 종전 114만원에서 145만원으로, 65세는 228만2000원에서 229만6000원으로, 75세의 경우 289만3000원에서 297만원으로 각각 월지급금이 늘어났습니다.

주택연금은 올해 상반기 중 신규 가입자가 692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할 정도로 입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는 매월 1000명 이상이 주택연금에 가입해 누적 가입자 수는 이제 1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주택연금은 '내집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 노후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편중 비중이 높은 '고자산-저현금' 한국형 고령층에 현금 유동성 숨통을 터주고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주가 공시가격 9억원 이하(시가 12~13억원)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기간 동안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보증하는 역모기지론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그대로 살면서 평생 연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주택연금 연금액은 가입 당시 집값에 비례합니다. 가능하면 살고 있는 집의 가치가 최고에 달했을 때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국민 상당수는 현재 내 집이 있더라도 주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이 있을 법한데요. 이처럼 주택에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을 통해 대출을 갚으면서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무엇보다 기존 주택에 대한 대출을 상환해야 합니다.

다음은 주택연금 주요 궁금증을 Q&A 방식으로 풀어봤습니다.

-주택연금 가입 요건은.

▲주택연금은 연령, 주택 유형, 주택 가격 등 3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합니다. 먼저 연령은 부부 중 적어도 1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주택 유형은 아파트, 연립, 다가구, 단독 등 주택법상 주택이거나 노인복지주택 또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면 됩니다. 주택가격은 공시가격 9억원(시가 12억~13억원) 이하이면 됩니다.

-대출이 있는 주택, 주택연금 가입할 수 있나요.

▲주택에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을 통해 대출을 갚으면서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가령 주택가격이 5억원이고 70세 어르신의 경우 총 연금 수령액 중 최대 2억4000만원(대출한도의 90%)까지 일시에 인출이 가능합니다.

-의료비 등 목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하나요.

▲노후에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많이 발생하기 마련인데요. 자녀가 결혼을 하거나 갑작스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주택연금을 받는 도중 목돈이 필요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수시로 인출해 사용할 수 있는 개별인출제도가 있습니다.

-주택연금 수령방식은 어떤 게 있나요.

▲주택연금 수령 방식은 정액형, 초기증액형, 정기증가형이 있습니다. 우선 정액형은 평생 동안 매월 동일한 금액의 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길 원할 경우 선택하면 됩니다.

초기증액형은 초기 일정기간(3년, 5년, 7년, 10년 중 선택) 동안은 정액형보다 많이 받다가 이후부터는 당초 월수령액의 70% 수준으로 받는 방식입니다. 은퇴 후 공적연금 수령 시까지 소득공백이 발생하거나 자녀결혼 등으로 가입 초기 생활비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정기증가형은 최초 월수령액은 정액형보다 적게 받지만 3년마다 월수령액이 4.5%씩 증가해 고령의 나이 때는 정액형보다 더 많이 받는 방식입니다.

-이사를 가게 된다면.

▲주택연금 가입 후 이사를 가게 되면 연금을 못 받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사를 가는 경우에도 새로 이사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면 계속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사 시점에 기존 주택과 이사 가는 주택의 가격 차이에 따라 주택연금 지급액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가입자(주택 소유자)가 사망하면 주택연금은 종료되나요.

▲주택연금의 장점은 부부 중 한명이 사망해도 배우자에게 100% 승계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신탁 방식의 주택연금은 자녀 등 다른 법정상속인의 동의 없이도 배우자가 연금을 계속해 수령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승계되는 셈입니다. 단, 저당권 방식의 주택연금은 배우자 앞으로 소유권을 전부 이전한 뒤 대출금에 대한 채무인수와 근저당권 설정 변경 등기 절차를 완료 후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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