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모태펀드마저 반의반 토막..스타트업 자금난 길어지나
[편집자주] 글로벌 금리인상과 경기부진 등으로 벤처투지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돈맥경화가 심화하면서 실탄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거나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조차 성장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빠르게 식어가는 제2 벤처붐을 들여다봤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스타트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까지 줄어들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벤처투자가 줄어든 상태에서 투자실탄 역할을 해주는 모태펀드가 축소되면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유치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모태펀드 출자예산은 3135억원이 편성됐다. 올해보다 39.8%, 지난해보다는 70.7% 감소한 규모다. 모태펀드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2019년 2900억원에서 2020년 1조원, 2021년 1조700억원으로 늘어났다가 올해(5200억원)부터 2년 연속 감소세다. 중기부는 "벤처펀드의 모태펀드 의존도를 줄여 민간 주도 시장으로 전환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기가 이르다고 지적한다. 민간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책 재원까지 축소될 경우 스타트업의 자금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어서다. 이미 올해 2분기 국내 벤처투자액은 1조8259억원으로 전기 대비 16.3%, 전년 동기대비 4.2% 감소한 상태다.
실제 모태펀드 감소가 민간 출자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곽기현 한국벤처투자 연구위원에 따르면 모태펀드 출자액이 842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할 경우 금융권도 같은 방향으로 출자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권의 경우 다른 민간 부문에 비해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가진다"며 "모태펀드와 같은 대형 공공 출자자에 민감하게 반응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당장 모태펀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벤처캐피탈(VC)부터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VC 관계자는 "이미 민간 출자자들에게 출자받는 게 상당히 어려워진 분위기"라며 "모태펀드 등 앵커 출자자들의 출자까지 줄어들면 당장 중소형 VC들은 펀드 결성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대형 VC들 위주로 재편될 경우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의 숫자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모태펀드가 스타트업에 흘러가 소진되는 예산이 아니라 미래에 회수되는 재원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경기위축기에 투자되는 재원의 경우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결성된 벤처펀드의 2021년 6월말 기준 투자배수를 조사한 결과 성과가 가장 좋았던 해는 2008년(3.58배)이었다. 1억원을 투자한 펀드라면 3억58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이어 2013년(2.26배), 2014년(2.22배) 순이었다. 모두 글로벌금융위기와 유로존위기 등 경기침체기에 결성된 펀드다.
VC관계자는 "경기 하강기 때에는 적절한 가격으로 투자를 할 수 있어 펀드 수익률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정부의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현 시점의 투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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