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클라우드쇼 2022] 존 헤네시 알파벳 회장 "반도체 강국 韓, 제조 기반 사고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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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첫 발을 뗀 스마트클라우드쇼는 매년 전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을 초청, 미래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전략을 조망하며 대한민국의 CES로 자리매김했다.
헤네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을 계기로 반도체 없이는 그 누구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은 끊임없이 추가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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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헤네시 알파벳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2′에서 “초연결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반도체다”라며 “한국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첫 발을 뗀 스마트클라우드쇼는 매년 전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을 초청, 미래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전략을 조망하며 대한민국의 CES로 자리매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올해 행사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연결 사회’를 주제로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석학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헤네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여러분 주변에 몇 대의 컴퓨터가 있는 지 세어보라”며 “자동차, 주방 기기, 스마트 스피커 등에 들어있는 각종 장치와 데스크톱, 노트북까지 전부 세어보면 여러분은 20년 전의 100가구보다도 많은 컴퓨터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연결돼 있는 삶을 살고 있고, 이는 컴퓨팅을 대하는 우리의 관점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줬다”며 “우리에게 컴퓨팅은 더이상 책상 앞에 앉아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하는 작업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기와 그것들이 연결돼 있는 수백, 수천㎞ 밖 클라우드를 통해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모든 걸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이어 “이처럼 고도로 연결된 사회는 반도체에서 시작된다”며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을 계기로 반도체 없이는 그 누구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이 더욱 성장하고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가운데 한국이 계속해서 반도체 강국으로 남으려면 끊임없이 추가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반도체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한국은 산업의 기초인 반도체를 기반으로 삼고, 그 위에 무엇을 어떻게 구축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은 제조 기반의 사고방식에 치우쳐 있어 소프트웨어적인 사고 방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불균형은 때로 산업이 앞으로 더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싶다. 한국의 대학이 다음 세대 훈련을 시작하기 최적의 시기인 것”이라며 실리콘밸리가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키웠듯이, 한국 대학도 교육을 통한 초연결사회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해 육성한다”며 “그렇게 유학생들이 대학원 졸업 후 업계에 남아 기여하는 방식이 자리잡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특유의 기술 중심적 문화가 형성된 것”이라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궁극적으로는 실리콘밸리의 생태계가 초연결사회의 성공 방정식이 아닐까 싶다”며 “실리콘밸리는 구성원 모두가 ‘가치 있는 도전이라면 실패해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매우 독특한 생태계로 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정부와 벤처캐피털(VC)의 지원 사격을 받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정부가 지금보다 더 인재 양성에 기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대학의 장기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며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경험한 수많은 ‘돌파구’는 미국 정부의 지원없이 불가능했다. 한국 정부는 무엇보다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야 하고, 그 다음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아키텍처도 미국 정부가 초기 자금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개발할 수 있었다”며 “당시 미국 정부는 VLSI(초고밀도 집적회로) 혁명으로 칩이 설계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 판단하고 대학원생들에게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과제를 내줬다. 구체적인 내용도, 가이드라인도 없었지만 미국 정부는 모든 작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오늘날 전 세계 컴퓨터 99%에 사용되는 RISC 아키텍처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그 공로로 2017년 컴퓨터계 노벨상으로 알려진 튜링상을 수상했다.
헤네시 회장은 학계에도 산업계와 협력해 학부생이 직접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강조한 것 중 하나는 학부생을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연구·설계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이었다”며 “대학이 기업과 손잡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했다.
헤네시 회장은 그러면서 “대학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대다수의 교수진이 학계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산업계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캠퍼스 밖으로 내보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기업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의 리더십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헤네시 회장은 “컴퓨터 산업은 1970년대 한 회사가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컴퓨터, 반도체를 만들던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이 좋은 예다. 이렇게 산업이 다시 수직화되는 현상은 반도체 기술 개발이 더뎌지면서 나타났는데, 삼성이나 LG가 이런 수직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보다 많은 소프트웨어 인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드웨어 기업이 소프트웨어 인력에 힘을 실어주기란 쉽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며 “경영진의 깨어있는 사고가 필요하다. 미래와 목표를 위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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