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생은 아름다워' 행복을 춤과 노래로 더듬어 찾아간다 ①

전형화 기자 2022. 9. 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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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리뷰]'인생은 아름다워' 행복을 춤과 노래로 더듬어 찾아간다 ①
아내가 죽는다. 엄마가 죽는다. 내가 죽는다. 무엇을 해야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생은 아름다워'는 노래와 함께 첫사랑을 찾아나선다. 그 길을 통해 인생은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세연은 무뚝뚝하고 소리만 지를 줄 알고 휴지 한 번 제대로 못가는 남편 진봉과 엄마랑 눈 한 번 제대로 마주치지 않는 사춘기 아들딸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다. 돈이 아까워 병원까지 택시 한 번 안 타고 버스 타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날. 폐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이란 작자는 두 달 뒤면 11월인데 그 때면 큰 애 수능인데, 라고 넋두리를 한다.

그래도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끓였다. 생일 선물 까지는 아니더라도 축하한다는 얘기라도 듣고 싶건만, 수능 볼 때까지 미역국 끓이지 말라니깐이란 소리만 듣는다.

이렇게 죽을 순 없다. 아니 이렇게 살 순 없다. 세연은 진봉에게 자신의 마지막 생일선물로 고교 시절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한다. 그렇게 둘 만의 여행의 시작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이미 유명한 노래들을 뮤지컬 스코어처럼 극적 구조에 맞게 활용하는 장르를 일컫는다. 아바의 노래를 활용한 '맘마미아'가 대표적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조조할인' '세월이 가면' 등 이문세의 노래를 중심으로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행이다' 등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 14곡이 삽입됐다. 그렇게 첫사랑의 기쁨으로 '조조할인'을, 사랑의 추억에는 '아이스크림 사랑'을, 사랑의 설렘에는 '미인'으로, 이별의 아픔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그래도 사랑해서 '다행이다'를, '뜨겁게 안녕'하며 '세월이 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지를 노래한다.

이 노래들의 구성은 적절하다. 한국영화 관객이라면 대부분 따라부를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각자의 추억을 적절히 소환한다. 영화의 서사가 주는 감정이 노래의 힘을 빌어 관객의 감정과 동화된다. '인생은 아름다워' 서사와 각 노래들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적합하게 기능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웰-다잉(Well-dying)을 노래한다. 누구나 죽지만 언제 어떻게 죽는지는 알 수 없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알게 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할까? 이 질문을 결코 무겁지 않게,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절절하게, 전하기 위해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장르를 선택했다.

저런 남편, 저런 아내, 저런 아빠, 저런 엄마, 저런 아들, 저런 딸이 있을까 싶지만 한 번쯤 자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각 캐릭터들은 과장됐다. 많이 담았으니 과장됐다. 과하지만, 과해서 넘쳤기에 관객들이 각 캐릭터에게서 자신을 또는 가족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감정이 이입되면 마지막에는 폭포 같은 눈물이 흐른다. 아내가 죽는다고 울 수도, 엄마가 죽는다고 울 수도, 자신이 죽는다고 울 수도 있다. 관객이 이입하는 대상에 따라 감정의 결과 진폭도 상당히 다를 것 같다. 미안함이 클 수록 눈물의 양도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눈물을 강요하진 않는다. 투박하게 울린다. 최국희 감독 영화답게 자잘한 건 큰 신경 쓰지 않고, 굵직한 것에 집중한다. 이 굵직한 덩어리들이 투박하니 좋다.

강진봉 역할을 한 류승룡은 가히 용감한 남편을 뺀질 거리게 연기했다. 노래는 아쉽고 춤은 웃긴다. 그 밸런스가 영화와 맞는다. 오세연을 맡은 염정아는 80~90년대 작품에서 봤을 법할 헌신적인 아내이자 엄마를 연기했다. 그렇기에 아내와 엄마에 대한 노스탤지아를 자극한다. 춤과 노래가 좋다. 키도 류승룡보다 커 보인다. 두 배우의 호흡을 정극에서 다시 보고 싶다.

고교 시절 오세연을 연기한 박세완은 맑다. 첫사랑의 설렘을 잘 표현했다. 오세연의 첫사랑을 연기한 옹성우는 유니콘 같은 교회오빠 같다.

사람은 불행에는 민감하고 행복에는 둔감한 법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불행을 맞았지만 행복을 더듬어 찾아가는 영화다. 그렇게 행복을 춤과 노래로 되찾는 영화다. 그러자고 노래하는 영화다.

9월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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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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