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정부에 "야당 탄압·정적 제거에 국가역량 소모 말라"

"민생 개선, 경제 발전에 주력해주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정쟁,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역량을 소모하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쌀값 폭락, 대북 정책 등 광범위한 현안 관련 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견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정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민생 개선, 한반도 평화 정책,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에 주력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태풍 피해, 높은 물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 꼭 즐겁지만은 못한 추석을 보내셨을 것 같다”며 “국가의 정치를 맡은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이날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대북·대미 정책, 쌀값 폭락 등 광범위한 정책 현안들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6관왕 수상을 “K 콘텐츠가 전세계에서 공인받은 쾌거”라고 축하했다. 그는 “정부도 블랙리스트 이런 거 만들어서 정치를 위해 문화 예술을 희생시키거나, 문화예술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고, 문화예술인이 자부심을 갖고 문화예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술인 기본소득을 포함한 문화예술 지원 정책을 대폭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을 두고는 “외교 실패에서 온 경제 실패의 대표적 사례”라고 규정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당시) 패싱이 한국 전기차 패싱을 불렀다고 외신에서 보도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가신다고 들었는데, 한국산 전기차 패싱 문제에 대해 꼭 시정 성과를 만들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을 두고는 “윤석열 정부가 북핵을 포기하면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는데, ‘담대한 해법’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안보에는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없기에 민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 회의에서 “지금 쌀값 폭락이 심각한 것 아닌가”라며 주요 당직자들에게 정부가 쌀값 폭락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이 대표는 “(80kg당) 22만3000원에서 15만원으로 떨어지면 농가가 망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