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바그' 정점 장뤼크 고다르 별세..마크롱 "국보 잃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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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랑스의 영화 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고다르는 이날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으며 고인은 합법적인 안락사(assisted suicide)를 택했다고 그의 지인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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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고다르는 이날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으며 고인은 합법적인 안락사(assisted suicide)를 택했다고 그의 지인들이 전했다.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Nouvelle Vague) 운동을 주도한 그는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관습을 깨뜨리는 혁신적인 연출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도구로서 영화를 혁파하고 영화만의 예술 언어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하던 그는 30세이던 1960년 갱스터 로맨스 '네 멋대로 해라'로 파란을 일으키면서 세계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데뷔작으로 불린다.
고다르 영화는 촬영, 사운드, 조명, 내러티브, 각본, 연기 등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재정의했다. 일례로 '네 멋대로 해라'는 한 남자가 어느 여인과 달아났다는 아주 기본적인 서사 외에는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형태로 전개된다. 각본 없이 찍는 걸로 유명했고, 논리적 연결 없이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컷을 자주 쓰며,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방식으로 찍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배우가 카메라에 대고 관객에게 말을 하거나 정제된 소리를 영화에 담는 대신 주변의 소음을 일부러 집어넣은 사운드 사용 방식을 쓰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알파빌'(1965년) 등이 있다. '알파빌'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로이터는 이날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네 멋대로 해라'와 '사랑과 경멸' 등은 영화의 지평을 넓혔고, 그의 전성기였던 1960대 이후 많은 '관습 파괴적' 감독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세이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매쉬'의 로버트 올트먼, '부기 나이트'의 폴 토마스 앤더슨 등 할리우드 거장들이 고다르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로 꼽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관습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고다르의 사망에 "슬프고 슬프다. 고다르의 사망은 엄청난 슬픔"이라고 했다.
한편, 고다르의 가족은 장례 절차는 공식적인 예식 없이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며, 유해는 화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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