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레전드 타자' 맨틀 카드 173억원..'희소성'에 역대 최고가

정세영 기자 2022. 9. 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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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매시장에서 스포츠 카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역대 스포츠 기념품 관련 최고가인 1260만 달러에 거래된 MLB 전설 미키 맨틀 카드.
호너스 와그너의 T206 카드
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의 트리플 로고맨 카드
NHL 레전드 웨인 그레츠키 신인 카드
미키 맨틀

■What - 스포츠 카드의 세계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미키 맨틀의 신인 카드가 전 세계 스포츠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카드가 스포츠 관련 수집품 경매 사상 역대 최고액인 1260만 달러(약 173억 원)에 팔렸기 때문이다. 맨틀은 지난 1951년부터 1968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스위치 타자로 꼽힌다. 맨틀 카드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카드의 주인공이 메이저리그 ‘레전드 중의 레전드’라는 점, 그리고 맨틀이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활약한 1952년에 한정 수량으로 만든 ‘희소성’ 때문이다.

풍선껌·담배회사 판촉용 시초

사인 등 넣으며 現디자인 정립

유명인에 제작연도 오래되고

보존상태 좋을수록 가치 높아

1950년대 생산 야구카드 인기

와그너 카드도 91억원에 팔려

NBA 르브론 제임스 71억원

NHL 그레츠키 카드는 17억원

국내는 수집 전문가들의 영역

1000만원 이상 거래 카드 없어

현재 맨틀 카드는 약 40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드는 게다가 보존 상태까지 완벽했다. 맨틀 카드의 경매를 진행한 미국 헤리티지옥션의 스포츠 경매 책임자인 크리스 아이비는 “카드의 품질이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면서 “맨틀의 카드는 네 모서리가 날카롭고, 코팅이 반짝이며 색이 선명하다. 70년이 지나도 이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맨틀 카드는 경매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988년 처음으로 경매시장에 등장한 맨틀 카드는 당시 3300달러(453만 원)에 팔렸지만 1998년 경매에선 12만1000달러(1억6500만 원)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 이번 카드는 420만 달러(55억 원)에서 경매가 시작됐고, 1991년 뉴욕주에서 열린 경매에서 5만 달러(6895만 원)를 주고 카드를 구매한 원소유자인 앤서니 조르다노는 무려 25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억! 소리 나는 야구 카드의 세계 = 최근 미국 경매시장에선 스포츠 카드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특히 야구 카드는 월스트리트에서 부동산 투자를 대신할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19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호너스 와그너의 T206 카드는 월스트리트는 물론 스포츠 수집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드다. 와그너 카드는 지난해 8월 경매에서 당시 역대 최고가인 660만 달러(91억 원)에 팔렸다.

와그너 카드엔 재미있는 비화가 있다. 와그너의 T206 카드는 1909년 담배회사인 아메리칸토바코가 판촉용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와그너는 자신의 동의 없이 카드를 제작한 담배 회사에 항의했고, 1911년 제작이 중단됐다. 와그너는 당시 청소년들이 자신의 카드를 갖고자 담배를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에 와그너 카드가 대부분 회수됐고, 현재 와그너의 카드는 50장 정도만이 남아 있다. 심지어 올해 2월엔 절반이나 훼손된 카드가 47만6000달러(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풍선껌 판촉용 상품이 시초 = 스포츠 카드가 대중에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890년대 후반 사탕, 풍선껌, 그리고 담배 회사가 ‘판촉용’으로 제작하면서부터다. 와그너 카드가 좋은 예. 가장 유명한 야구 카드 생산업체인 톱스(Topps)사 역시 원래는 풍선껌 제조 회사였다. 톱스사는 애초 풍선껌에 만화책을 끼워 팔았지만, 1950년대부터 야구 카드를 넣어 껌을 판매했다.

야구 카드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야구 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이 버거가 1947년 톱스사에 입사하면서부터다. 1951년부터 야구 카드 제작을 주도한 버거는 직접 받은 사인을 카드에 인쇄했고, 선수의 기록과 사인, 신장, 체중, 생년월일 등을 카드에 넣어 오늘날의 야구 카드 디자인을 정립했다. 스포츠 경매 사상 최고액 신기록을 갈아치운 맨틀 카드는 1952년 버거가 톱스사에 입사한 후 만든 카드였다. 현재 야구 카드 시장에선 1950년대 생산된 카드가 매우 인기다. 1950년대에 메이저리그 레전드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 특히 전설적인 홈런왕 행크 애런(1954년)과 왼손 특급 샌디 쿠팩스(1955년) 카드는 최소 3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가치 평가는 어떻게? = 오래전에 발매된 카드일수록,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수록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는다. 실제 야구 카드 경매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보존 상태가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완벽해야 한다. 똑같이 만들어 제작한 카드라도 공정 과정이나 보관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드 상태는 스포츠 카드 등을 감정하는 PSA(Professional Sports Authenticator) 등에 등급을 의뢰해서 책정된다. PSA는 카드 보존 상태를 1∼10등급으로 나누는데, 10에 가까울수록 상태가 좋은 카드로 평가된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맨틀의 야구 카드는 만점에 가까운 9.5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해당 선수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으면, 값이 곱절로 뛴다. 물론 사인을 받은 뒤 보존 상태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인을 받은 부분이 누렇게 변색됐거나 사인의 일부가 지워졌다면 가격은 다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신인 카드는 특별 대접 = 야구 카드에서 단연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데뷔 연도에 제작되는 ‘신인 카드’다. 신인이기에 지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판매되는 카드도 훨씬 적기 때문.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꼽히는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의 신인 카드는 2020년 8월 394만 달러(54억 원)에 팔렸다. 최근엔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로 자리를 잡은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열풍이 불면서 그의 신인 시절 카드의 가치가 급등했다. 발매 당시 200달러(27만 원)에 판매된 오타니 카드는 최소 5000달러(689만 원) 이상 거래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유명 스타들의 신인 카드도 스포츠 카드 시장에서 인기다. 4차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NBA 현역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대표적이다. 제임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데뷔한 2003∼2004시즌에 만들어진 신인 카드는 지난해 4월 농구 카드 사상 최고가인 520만 달러(71억 원)에 거래됐다. 해당 카드는 한정판으로 총 99장이 발행됐으며, 사인과 함께 그의 유니폼 조각이 붙어 있다. 또 NHL의 전설적인 스타인 웨인 그레츠키 신인 카드는 2020년 129만 달러(17억 원)에 판매돼 아이스하키 부문에서 100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카드가 됐다.

◇걸음마 수준인 국내 스포츠 카드 시장 = 국내 스포츠 카드 시장은 수집 전문가들만의 영역이다. 카드 시장 자체가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소규모인 데다 10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카드가 없다. 1990년대 NBA 열풍, 그리고 LA 다저스에서 활약한 박찬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국내에서도 스포츠 카드 수집 열풍이 일기도 했지만, 금세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국내 야구 카드의 경우, 대원미디어가 2018년부터 야구 카드를 생산하고 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엔 모바일 선수 카드를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모바일 카드는 기존 실물 카드와 달리 모바일 환경에 맞춰 선수 기록을 최신으로 바꿔 보여준다는 점을 어필했지만,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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