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물폭탄에 침수차 손해액 2천억원↑..내년 보험료 오를까?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국내 침수차 손해액이 2천억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이 재보험 적용 등으로 실제 손해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손해보험업계의 하반기 손해율 상승 폭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당국이 내년 보험료 인하 등 추가 조정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하반기 손해율 추세가 중요한 판단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집중호우와 최근 태풍 힌남노로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 피해 건수는 1만8천447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2천183억원에 달했다.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 7월까지 손해율을 70%대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했지만, 연이은 대규모 침수차 피해로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월까지 선방했다. 시장점유율이 85%에 육박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지난 7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3~78.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2~79.6%와 비교하면 개선된 수준이다.
통상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사업비 등을 고려해 78~80%를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 등 중소형사도 7월까지 74.6~78.9%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동기(87.1%) 대비 8.2%p 줄었다.
하지만 지난달 수도권 등 집중호우에 따른 수천억원대의 외제차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요 손보사의 손해율이 80% 초반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대규모 침수 차량 피해에도 불구, 실제 손보사의 손해율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보사의 8월 집중호우 침수차 피해액이 1천416억원에 육박하지만, 재보험을 적용할 경우 손해액이 약 4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금감원은 당초 손해액의 28.2% 수준으로 손보사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은 연간 기준으로 0.2%p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손해율이 연간 기준 1% 오를 때 1천500억원 가량 손해액이 발생한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손보업계에선 재보험 청구 건이 모두 받아들여질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로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 보험사가 재보험사의 보험금 세부 심사 기준을 맞춰야 하고, 내년 보험료 할증 등으로 연속으로 청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현재 집계 중으로, 예상치 못한 수도권 등 폭우로 대부분 보험사가 재보험 청구에 나섰을 것"이라며 "각 사 피해 규모 등이 재보험 세분 기준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태풍 힌남노로 대규모 침수차 피해가 또 발생하면서 추가 재보험 청구도 염두할 수 있다"면서도 "내년 할증 등으로 보험료가 비싸질 수 있어 쉽사리 나서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손보사의 안정적 손해율 관리를 통해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양호한 영업 실적 외에도 자동차 사고 감소를 위한 강도 높은 범정부적 대책 추진 등으로 손해율 안정화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해 손해율 등 영업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는 추가 가을 태풍, 겨울철 폭설 등 하반기 손해율 악화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자동차 보험료 조정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한 차례 1.2~1.4% 인하가 이뤄졌던 만큼 아직 보험료 인상 또는 인하에 대해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자동차보험 1년 갱신 시점을 고려해 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 기준으로 내년 초에나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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