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스페인 상원의장에 친환경·건설·방산 협력확대 요청
김의장, 포르투갈서 대통령·총리·국회의장 잇달아 만날 예정
(마드리드=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스페인을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13일(현지시간) 안데르 힐 가르시아 스페인 상원 의장을 만나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미래 산업 협력과 건설·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3국 공동진출, 관광 분야 협력 확대, K-방산 수출 등을 논의했다.
작년 7월 취임한 힐 상원 의장이 정부와 의회를 통틀어 한국 대표단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에서 약 3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양국의 인구와 경제 규모가 유사하고 내전과 독재를 딛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현대사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매우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최근 2년 사이 한국 현직 대통령이 2 차례, 한국 현직 국회의장이 2차례 다녀가는 등 전례 없이 빈번한 고위급 인사 교류가 이뤄졌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국민 간 상호 이해가 확대되고 있다는 걸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힐 의장은 현재 주5회 서울∼바르셀로나 직항 항공 노선에 더해 주2회 서울∼마드리드 직항 항공 노선이 곧 개설될 걸로 안다면서 그렇게 되면 양국 국민 간 교류가 폭발적으로 늘게 될 것인 만큼,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설 세르반테스 문화원의 정식 개원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르반테스 문화원은 스페인어 보급 및 문호 교류 전담 기관이다. 펠리페 6세 국왕의 주요 관심사로 전세계에서 총 86개 기관이 운영 중이다. 세르반테스 문화원 개원에 맞춰 현재 스페인 하원 의장의 한국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
힐 의장은 "어쩌면 금년, 늦어도 내년 봄에는 세르반테스 문화원을 개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세르반테스 문화원 개설이 양국 간 교류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전날 스페인 하원의장에 이어 이날 상원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실질적인 협력 분야에서 확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국 의회의 협력과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갈 분야로 ▲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미래산업 ▲ 건설업의 제3국 공동 진출 ▲ 방위 산업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건설사의 제3국 공동 진출은 지역을 중동에서 아시아와 중남미로 다변화하는 동시에, 단순 건설·토목 분야뿐 아니라 신재생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동 진출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방위 산업에 대해서는 "우리 공군이 스페인으로부터 공중급유기 4대를 구매하고 대형수송기 구매 협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생산한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항공기 등을 거론한 뒤 '호혜적 협력'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힐 의장은 3개 분야에 대해 양국 의회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 나가자는 김 의장의 제안을 전폭 지지한다고 화답하면서 "건설업 제3국 공동진출을 양국 의회가 적극 지원하자"고 했다.
특히 "신재생이나 친환경 같은 이야기 자체가 인류 공동과제인 기후 위기와 관계가 있다.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차원의 의회 협력도 강화돼야 한다"면서 "한국이 제기한 친환경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글로벌 문제 해결에 있어서 양국 협력의 모범 사례로 삼아보자"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지난 11년간 스페인 상원 의장이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었는데 양국의 실질 협력 강화 및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의회 차원의 협력을 위해 한국에 와 줬으면 좋겠다"고 방한을 초청했다.
김 의장은 우리 정부의 2030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목적이 글로벌 위기 해소와 맞닿아 있음을 강조하며 스페인의 부산엑스포 지지도 당부했다.
김 의장은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과 부산 엑스포 개최가 관련이 있다. 부산엑스포 주제가 미래, 환경, 기술"이라며 지지를 요청했고, 힐 의장은 "글로벌 문제 해결과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협력관계 심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양국의회가 같이 힘을 합쳐나가자"고 화답했다.
면담에 배석한 국회 관계자는 "스페인 상원 의장이 직접적인 지지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같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 만큼 나쁜 반응은 아니었다"며 "부산엑스포에 대한 각인이 잘 됐고,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포르투갈로 이동해 13일과 14일 양일간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 아우구스투 산투스 실바 국회의장을 연이어 만난다.
출국 당시 포르투갈 국회의장과의 면담만 예정돼 있었으나, 포르투갈 대통령 예방, 포르투갈 총리 면담이 추가로 잡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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