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조2' 다니엘 헤니 "항상 韓 작품 꿈꿔, 난 행운아"
"17년 만에 만난 현빈, 좋은 리더"
배우 다니엘 헤니(43)가 영화 ‘스파이’ 이후 9년 만에 한국 영화 '공조2'로 복귀해 추석 극장가를 꽉 잡았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이하 ‘공조2’)에서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는 뉴페이스 해외파 FBI 요원 잭과 각자의 목적을 감춘 채 벌이는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다. 2017년 781만 관객을 동원하며 설 연휴 극장가를 강타했던 ‘공조’의 속편으로, 지난 7일 개봉해 추석 연휴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엿새만인 12일 낮 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흥행 질주 중이다.
이번 영화에서 FBI 요원 잭으로 분한 다니엘 헤니는 “‘공조’ 1편을 어제도 봤다. 3~4번 봤다. 굉장히 좋아하고 인상 깊었다. ‘공조’ 1편은 좋아하는 한국 영화 중 하나”라며 “‘공조2’는 조금 더 경쾌하고 재미있어졌다. ‘공조’ 1편은 철령 와이프 죽음과 북한 관계를 담다 보니 다크한 분위기가 있다. ‘공조2’는 설정된 관계 위에서 더 경쾌해져서 같이 여행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가 잭이라서가 아니라 잭이 나오면서 철령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 형만 한 아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등에서 FBI 요원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보니 익숙한 부분이 있었다. 잭은 문화적인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캐릭터라 좋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자신과 연결된 사람을 찾아 나선다. 잭도 한국계 미국인인데, 진태와 철령과 함께하면서 형제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잭에게 공감했다. 굉장히 무뚝뚝한 모습으로 한국에 왔다가 점점 말랑해지고 본인을 오픈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며 애정을 보였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뭘까. 그는 “제가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기존 케미를 붕괴하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이 고민됐다. 항상 캐릭터가 소개되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첫 등장 톤과 매너를 신경 썼다. 첫 장면에서 욕을 해도 될까 했는데 관객들이 너무 나쁜 놈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한국어 대사와 액션도 걱정됐다. 친구들과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과 한국어 연기를 하는 건 너무 다르다. 촬영장에서 한국어로 연기하는 제 목소리를 계속 들어야 했는데, 지구 밖으로 사라지고 싶을 만큼 어려웠다. 그런 어려움 덕에 제가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해낼 수 있었다. 팔다리가 길어서 좁은 버스 액션이 어렵기도 했다. 그래도 전체 제작진이 훌륭해서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미국에서도 거울을 보고 한국어를 연습해요.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요.(웃음) 반려견들이 한국 출신이라 한국말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일상 대화는 100% 이해하는데 정치적 이야기는 조금 어려워요. 대본을 받을 때는 보통 한국어로 받아서 영어로 읽는 부분도 있고 직접 번역을 하기도 하고요. 매니지먼트의 도움을 받기도 해요. ‘내 이름은 김삼순’ 촬영 후부터 한국어책으로 꾸준히 공부해왔죠.”
‘공조2’에서 함께한 현빈 유해진 임윤아 진선규와의 호흡은 “처음부터 완벽했다”고 자평했다. 그 이유로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17년 만에 재회한 현빈을 꼽았다.
그는 “현빈이 좋은 리더 역할을 해줬다. 에너지 낙수 효과처럼 아래로 모든 에너지가 전달되게 하는 사람이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는데 현빈이 그런 역할을 해줬다.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걸고 괜찮은지 물어보고 농담도 하고 좋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굉장히 프로페셔널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계속해서 “유해진은 낚시를 좋아해서 둘이 낚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제가 영화 ‘마이 파더’를 찍을 때 임윤아가 ‘만 원의 행복’이라는 예능을 찍었는데 허그 미션이 있어서 처음 만났다. 그 이후로 소녀시대를 뵙기도 하고 연이 있어 지켜봤다. 굉장히 훌륭한 배우로 성장해서 저도 기쁘다. ‘공조2’에서 철령과 잭 캐릭터가 잘 산 건 임윤아의 리액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임윤아가 리액션을 잘해줘서 편하게 연기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동안 다니엘 헤니는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에 집중해왔다.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영화 ‘라스트 스탠드’,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등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것.
그는 할리우드에서 한국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굉장히 뿌듯하다. 제가 한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전세에서 K-콘텐츠를 알아주니 뿌듯하다. 프라하에서 미국 드라마 ‘휠 오브 타임’을 찍고 있을 때도 다들 영화 ‘기생충’을 이야기해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은 규모는 작지만, 정말 많은 훌륭한 이야기가 있고 지금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TV 광고 퀄리티도 좋다. 한국 사람들이 성실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을 언급하며 “같이 영화 ‘마이 파더’를 찍어서 친하다. 당시 저도 신인이고 감독님도 첫 대형 스크린 프로젝트였다. 할리우드에서 ‘오징어 게임’을 봤다고 하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더라.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피부로 느꼈고 앞으로도 크리에이티브한 작품들이 나오지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 지었다.
“항상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는 다니엘 헤니는 기회가 된다면 배우 김혜수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김혜수 선배와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 김혜수의 연기와 커리어를 존경해왔다. 같이 작업한다면 선배의 연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저도 더 노력할 것 같다. 미국 드라마 ‘휠 오브 타임’에서 함께한 배우들 덕에 제가 더 나아진 느낌을 받았다. 김혜수 선배와 작업하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공조2’로 한국 관객과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미국에 있을 때도 한국 영화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많이 생각해요. 이런 대작에 출연할 수 있고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절 찾아주는 것도 행운이죠. 현빈과도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17년 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을 찍을 때는 신인이고 아기였던 것 같은데, 지금 저희 나이에도 연기를 계속할 수 있고 팬들이 저희를 찾아준다는 게 기쁘다는 거였어요. 언제나 열심히 하지만, ‘공조2’처럼 제가 더 노력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고,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나 기쁩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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