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네"..'인플레 쇼크'에 2년3개월 만의 최악 증시 [뉴욕마감]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 9. 1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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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5% 넘게 급락..애플·MS 5%↓
A street sign on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September 18, 2007. REUTERS/Brendan McDermid/File Photo/사진=로이터=뉴스1

예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충격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1300포인트 가까이 하락, 2020년 6월11일 이후 최악의 거래일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76.37포인트(3.94%) 내린 3만1104.9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77.72포인트(4.32%) 내린 3932.69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632.84포인트(5.16%) 내린 1만1633.57로 장을 마쳤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이날 3.358%로 출발한 10년물 수익률은 3.415%로 상승했다.
8월 소비자물가發 '쇼크'...월가 공포지수 VIX 14%↑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종목 중 490개 이상이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여파로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는데, 당초 시장은 이 수치가 0.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7월 8.5%에서 8.3%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고,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시장의 변동성은 급격히 높아졌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4.24% 급등한 27.27을 기록했다.

UBS의 아트 캐신 플로어오퍼레이션 디렉터는 "시장이 6월 최저치를 다시 테스트해 볼 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 하나(CPI)가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며 "이는 예비적으로 유리한 베팅(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을 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잘못 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증시 버팀목' 애플, MS 5%대 하락, 엔비디아 9.48%↓
뉴욕증시의 주요 종목들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5.87%, 5.50% 하락했고,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5.90%, 7.06% 내렸다. 메타와 넷플릭스는 각각 9.37%, 7.78% 하락했다. 테슬라는 4.04% 내렸다.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9.48%, 9.00% 하락했고, 인텔과 마이크론도 각각 7.20%, 7.46% 내렸다. 퀄컴과 ASML도 각각 6.07%, 6.70% 하락 마감했다. 텔라닥은 8.46% 내렸다.

코카콜라와 디즈니는 각각 3.25%, 3.98% 하락했고, 나이키와 룰루레몬은 각각 5.93%, 4.38% 내렸다. 캐터필러와 다우는 각각 4.21%, 6.01% 내렸다. 보잉은 7.19% 하락했다.

월마트와 타겟은 각각 2.07%, 4.04% 내렸다. 홈디포와 로우스는 각각 6.60%, 6.19% 하락했다.

금융주도 동반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는 각각 4.15%, 5.08% 내렸고,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3.48%, 3.61% 하락했다.

반면 트위터는 0.79% 상승했다.
美 8월 소비자물가 8.3%↑...전망치 8.0% 상회
A person shops at a Trader Joe's grocery store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New York, U.S., March 10, 2022. REUTERS/Carlo Allegri
이날 오전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7월 8.5%로 내려가는 등 2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 CPI 상승폭은 시장 전망치(8.0%, 다우존스 기준)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 8월 CPI는 0.1% 상승했다. 당초 월스트리트는 전월 대비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시장은 근원 CPI가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 가격지수가 10.6% 하락하면서 한달 새 5% 내렸다. 하지만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이 같은 기간 0.7% 급등했고 식품 가격도 0.8% 오르면서 이를 상쇄했다.

의료서비스 역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차 가격도 0.8% 올랐다.

CNBC는 "휘발유 가격은 올 여름 갤런당 5달러 이상으로 오르며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하락했지만, 식품과 주거 등 다른 핵심분야의 생활비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에 집중됐던 물가 상승세가 이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월가 "연준, 역사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 단행할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사진=연준 홈페이지
블룸버그는 "연준이 역사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최고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 "연준은 분명히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를 7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11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50bp로 낮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상황에선 75bp 인상도 분명히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월가는 연준이 다음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한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은 9월 75bp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연준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을 따르고 싶어할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최고이코노미스트는 "11명의 연준 인사들은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며 "이번 CPI 수치는 다음주 50bp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100bp 인상 가능성을 20%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얼마나 올릴까...100bp 인상 가능성 대두
미국 연방준비제도/사진=연준 홈페이지
이제 시장은 100bp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75bp에서 100bp로 변경하고, "점점 고착하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드미션 캐피탈의 앤드류 레카스 트레이딩 헤드는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분명 영향을 주겠지만, 시장의 중기적 건전성을 위해서는 100bp를 올리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인캐피탈의 스콧 부흐타 채권전략 헤드는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 빨리 그렇게 해서 그것을 끝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9월 금리 인상폭이) 75bp가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로 그들은 100bp를 (인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의 케이트 무어 글로벌자산배분 전략 헤드는 "이번 회의에서 75b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 우리의 기존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특히 연말까지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며 "100bp 인상 가능성이 어느 정도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전략가는 "불과 며칠 전까지 우리는 50bp와 75bp를 놓고 논의하고 있었다"며 "100bp는 공황의 움직임으로 인식될 것이며, 시장은 그것을 싫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터드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국통화연구 헤드는 "만약 당신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있고 시장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충격과 경외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아마도 100bp 인상을 주장할 것"이라며 "FOMC 입장에서는 필요한 만큼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지만, 한 번에 올릴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최고글로벌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그 야수(인플레이션)를 길들일 수 있을 때까지, 피벗이나 일지 정지에 대한 논의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주목할 것은 연준이 앞으로 내놓을 '신호'다.

번스타인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샬로프 투자전략 공동헤드는 "파월 연준 의장은 그의 의사소통에 더욱 신중해졌다"며 "만약 100bp 인상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과거 75bp 인상 시 우리가 받았던 것과 같은 힌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85원을 돌파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85원을 상회한 것은 13년 5개월 만이며, 6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2022.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0.15달러(0.17%) 내린 87.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0시35분 기준 배럴당 0.48달러(0.51%) 내린 93.52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8.40달러(1.63%) 내린 1712.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폭락으로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으면서 달러화는 2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5시37분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1.47% 오른 109.93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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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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