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료에 패스하고, 서로 엉키고.. 승리-예능 다 챙긴 '우당탕탕' 뮌헨[스한 스틸컷]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친정' 바이에른 뮌헨을 방문했다. 하지만 승리와 예능을 모두 챙긴 진정한 승자는 레반도프스키를 상대한 뮌헨 선수들이었다.

서로 충돌 후 아쉬워하는 토마스 뮐러(왼쪽)와 사디오 마네ⓒ스포티비나우 중계 캡처

뮌헨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5분 뤼카 에르난데스, 후반 9분 르로이 자네의 득점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뮌헨은 바르셀로나전 5연승을 기록했다. 2승으로 조 1위도 달렸다.

뮌헨에서 8시즌을 뛴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득점력은 팀을 옮겨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리그 5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를 소화하며 9골을 몰아쳤다. 그리고 뮌헨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이 레반도프스키와 뮌헨 공격진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선수가 바로 토마스 뮐러였다. 뮐러는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리그 8회, DFB 포칼 3회,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차지했다.

전 동료의 등장에 뮐러의 마음이 약해질 것을 걱정했을까. 새 동료 사디오 마네가 뮐러에게 농담 섞인 충고를 전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에 따르면 마네는 뮐러에게 "경기 중에 실수로 레반도프스키에게 패스하면 안 된다. 그에게 너무 집중하지 말고 경기 자체에 몰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뮐러는 "한 팀에 있을 때 우리의 관계는 긴밀했다. 하지만 상대 공격수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레반도프스키에게 패스를 준 뮌헨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 전반 14분 후방에서 공을 돌리던 노이어의 오른발 패스가 약하게 맞으면서 페널티 박스 앞에 도사리고 있던 레반도프스키가 이를 가로챘다. 하지만 급히 달려온 뮌헨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가 수비에 성공하면서 실점을 막아냈다. 하마터면 전 동료에 큰 선물을 안길 뻔한 노이어다.

패스미스한 후 막으러 달려가는 마누엘 노이어. ⓒ스포티비나우 중계 캡처

한편 서로에게 농담을 던지던 마네와 뮐러는 레반도프스키와는 관계없는 곳에서 사고를 쳤다. 전반 40분 자말 무시알라가 바르셀로나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화려한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제친 후 문전에 오른발 낮은 크로스를 넣었다. 하지만 마네와 뮐러가 공만 보고 달려가다가 서로 부딪치면서 아무도 슈팅을 가져가지 못했다. 공격수 두 명이 한데 엉키며 절호의 기회를 놓친 뮌헨이다. 

뮌헨은 이러한 실수들을 뒤로 하고 두 골을 득점하며 바르셀로나와의 천적 관계를 이어나갔다. 어설픈 장면과 환상적인 장면을 알차게 보여준 뮌헨이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