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美 '달의 여신' 발사.."챌린저를 기억하라"

윤현성 2022. 9.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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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술 최강국인 미국도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50년 전 인류를 달로 보낸 '아폴로 프로젝트'의 후신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도 벌써 수차례 발사 일정을 미루고 있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나사는 다목적 유인우주선 '오리온'을 실은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일정을 오는 27일(현지 시간) 이후로 연기했다.

당초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예정일은 지난달 29일이었고, 이후 9월3일 재발사가 예정됐으나 이또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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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르테미스 1호, 9월27일 이후로 발사 연기…3번째 재도전
'액체수소 누출' 반복돼…발사 시 엔진 손상 방지 위해 필수
'비행사 전원 사망' 챌린저호 폭발도 액체수소 누출돼
나사, 추눌 부위 수리 마쳐…추가 점검·실험 착수 예정

[플로리다=뉴시스]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 오리온 우주선이 탑재된 아르테미스 미션 1 로켓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8.3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주기술 최강국인 미국도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50년 전 인류를 달로 보낸 '아폴로 프로젝트'의 후신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도 벌써 수차례 발사 일정을 미루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겪었던 최악의 참사 중 하나인 '챌린저호 폭발 사고' 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미국의 신중함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나사는 다목적 유인우주선 '오리온'을 실은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일정을 오는 27일(현지 시간) 이후로 연기했다. 잠정 발사 예정일은 9월27일 오전 11시37분 또는 10월2일 오후 2시52분으로 설정됐다. 나사는 지난 8일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23일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신' 이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액체수소 누출 문제로 연기 거듭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유인 우주탐사 프로젝트로, 그리스 신화 속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이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름으로 명명됐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 하반기 사람 대신 마네킹 3명을 태우고 42일에 걸친 달 궤도 비행이 성공하면 이후 2단계 유인 비행(2024년·비행사 4명), 3단계 유인 착륙(2025년·비행사 4명)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달의 여신'이라는 프로젝트명에 맞게 3단계에 참여하는 우주비행사에는 여성·유색인종이 포함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일정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예정일은 지난달 29일이었고, 이후 9월3일 재발사가 예정됐으나 이또한 불발됐다.

두 차례의 발사 연기는 모두 엔진, 특히 연료 누출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에는 4개 주 엔진 가운데 1개에서 액체수소 연료 누출 및 기상 악화가 겹쳤고, 3일에도 엔진 예열 준비 단계에서 액체수소 누출이 감지돼 작업이 중단됐다.

액체수소 연료는 로켓 발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 중 하나다. 로켓 메인 엔진 점화 때 고온으로 인한 엔진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영하 250도에 달하는 초저온의 액체수소 분사가 필수적이다.

나사 최악의 참사 '챌린저호 폭발' 때도 액체수소 누출돼…신중 점검 必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1986년 1월 28일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된지 73초만에 공중폭발했다. 사진은 인근에 떨어진 챌린저호 잔해를 수습하는 모습. 2016.01.28 *재판매 및 DB 금지
나사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연료 누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30여년 전의 일이지만, 나사 창설 이래 최악의 참사로 불리는 '챌린저호(STS-51-L) 폭발' 사건의 주 원인 중 하나도 액체수소 누출이었기 때문.

챌린저호는 지난 1986년 우주 임무 수행을 위해 발사된 지 73초 만에 폭발했다. 챌린저호에 탑승했던 7명의 우주비행사 모두 사망했다.

챌린저호 폭발의 근본 원인은 로켓 부스터 둘레를 감싸 이음새를 메꾸는 고무링인 '오링(O-Ring)'의 문제였다. 챌린저호 발사 당시 기온이 이상한파로 인해 평년 대비 15도 이상 낮아지면서 영하를 기록했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고무로 이뤄진 오링이 굳으면서 금이 가버렸다.

이렇게 금이 간 틈새 사이로 부스터 내의 가스가 새어나오기 시작했고, 이 가스에 대기 마찰로 불이 붙으면서 연료탱크 하단부의 수소탱크를 태우며 액체수소를 누출시켰다. 이후 부스터 하단 지지대가 떨어져 나가며 연료탱크와 충돌, 액체수소가 다량 누출되며 로켓의 질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질량 급감으로 인해 로켓에 급가속이 붙으면서 연료탱크 내의 수소탱크와 산소탱크가 순식간에 연소하며 챌린저호 전체가 폭발하게 된 것.

결국 오링 파손→부스터 내 가스 누출→액체수소 누출→급가속으로 인한 연료탱크 연소→폭발의 과정을 거쳐 참사가 일어난 셈이다.

아르테미스 1호의 경우 챌린저호와 완전히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액체수소 누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나사는 지난 주말 아르테미스 1호의 수소 누출 부위에 대한 수리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중 연료 공급 라인이 제대로 유착되는지 점검하고, 극저온 실증 실험 등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학계와 외신 등은 이같은 연료 누출 문제가 올초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액체수소 분사가 발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발사 일정이 추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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