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에 날아오른 방산주..주가도 더 갈까

최성준 2022. 9. 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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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수출계약 체결 이후 급등세
내년 해외수주 본격화로 전망 긍정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국방력 강화 기조가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가 우리나라와 대규모 방산 물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방산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주요 방산기업들의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일각에선 꼭짓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과거 고점과 비교할 때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K9 자주포/사진=한화디펜스

방산주, 폴란드 수주 업고 날개 달아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날 종가는 7만7600원으로 지난 7월초 대비 53.97% 올랐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26.39%), 현대로템(36.12%)도 20~3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대다수 방산기업들의 하반기 주가 흐름은 우수하다. 눈에 띄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한국항공우주(-6.51%)만이 이달 들어 다소 분위기가 꺾이면서 7월 초 대비 하락한 상황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국방예산을 늘리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방산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폴란드와의 방산 물자 공급 계약 소식에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는 그간 내수에 국한돼 이익률이 일정했던 방산기업이 대규모 해외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7월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3사는 폴란드 군비청과 K2전차 1000대, FA-50 경전투기 48대, K9 자주포 670문 규모의 방산 물자를 공급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지난달 26일 기본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계약으로써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이달 중 1차 이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제품 인도가 마무리되는 오는 2025년까지 이번 계약으로 인식되는 영업이익 규모는 현대로템 450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2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해외 수주 계약을 직접 진행하진 않았지만 K2, K9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덩달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폴란드 수주를 계기로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각국의 무기 소요는 실전용, 가성비, 빠른 전력화 등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경쟁국 대비 강점이 있는 국내 업체들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점일까?…"주가 여전히 저렴"

방산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일각에선 이제 고점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8일 8만68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도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운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수출을 통해 중장기 실적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기업들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최근처럼 해외 계약이 진행되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겪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과거 고점과 비교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코로나 이전 방산업체가 받던 밸류에이션 고점과 비교하면 아직도 싸다"며 "(국내 기업들이) 무기 개발 능력과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특히 방산 부문을 통합하는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내놓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7월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을 매각하는 대신 한화의 방산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산업 전망이 밝은 방산 부문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한화디펜스의 별도 상장 우려로 인한 주가 할인 요인을 해소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계열사별로 흩어져있는 방위산업의 역량을 한데 모아 국내 방산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면서 업무 효율화, 수익성 개선, 사업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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