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정서경 월드, 떡밥 수만큼 '삑사리'도 눈에 띄네 [TV와치]

김범석 2022. 9. 1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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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작은아씨들'이 빠른 전개와 수많은 '떡밥' 투하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과연 진화영(추자현)은 성형 수술 후 싱가포르에 살아있는 걸까?' '모든 게 남편 박재상(엄기준)을 향한 원상아(엄지원)의 계획 복수극일 것 같다' 등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추리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작가가 가난의 연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소실점과 자신이 뿌린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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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tvN 드라마 ‘작은아씨들’이 빠른 전개와 수많은 ‘떡밥’ 투하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과연 진화영(추자현)은 성형 수술 후 싱가포르에 살아있는 걸까?’ ‘모든 게 남편 박재상(엄기준)을 향한 원상아(엄지원)의 계획 복수극일 것 같다’ 등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추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서경 월드에 입성한 이들은 작가가 흘린 단서와 짧은 대사까지 놓치지 않고 의미 부여하며 퍼즐을 맞추고 있다.

4회 시청률 7.3%를 기록한 ‘작은아씨들’은 3분의 1을 통과한 상태. 세 자매가 모두 악의 소굴 원령가와 얽히게 됐고, 특히 인주(김고은)가 자기 명의로 된 비자금 650억 원이 있는 싱가포르로 출국하면서 극적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서경 작가는 드라마 데뷔작인 이보영 주연 ‘마더’(2018년)에서도 극 초반 떡밥을 많이 배치해 시청자와 수 싸움을 했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음이탈’처럼 정서경답지 않은 몇몇 장면과 무리한 설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4회에 등장한 목검 구타 신도 그 중 하나다.

인주가 비자금 20억 원을 박재상의 비서 고수임에게 들켜 빼앗긴 뒤 ‘동생 심장 수술비 1억 원만 달라’며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장면이었다. ‘10대 맞으면 1억 주겠다’라는 고수임의 비열한 제안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하는 애처로운 신.

1대당 맷값이 1,000만 원이었는데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 대해 ‘개연성 없는 억지 설정’이라며 쓴소리 했다. 동생을 살려야 하는 언니의 절박함, 숨은 빌런 원상아와의 연결 고리를 위한 설정이었지만 앞뒤 상황과 잘 맞물리지 못하며 급조한 티가 났다는 실망감이다. 5대까지 맞고 목검으로 머리를 가격당할 찰나, 때마침 최도일(위하준)과 원상아가 잇따라 찾아와 수임을 비난하고 쓰러진 인주를 부축해 데려가는 장면은 다시 봐도 생뚱맞았다.

또 원상아가 인혜(박지후)에게 ‘너는 비밀을 잘 지키니?’라고 물은 뒤 저택 비밀 공간에 데려가 문제의 파란 난초를 보여주는 장면도 지나치게 장치적이었다는 의견이다.

박찬욱 감독과 협업해 온 류성희 미술감독의 솜씨를 이번 기회에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서사와 인물에 더 시간을 할애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지적이다. ‘비밀 공간이 서늘하게 와닿지도 않았고 오히려 판타지처럼 그려져 사실감을 떨어뜨렸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주가 화영에게 건네받은 X파일을 이용해 자기를 괴롭힌 여직원의 사내 불륜을 고발하는 2회 에피소드도 나름 통쾌했지만, ‘나의 아저씨’에 나왔던 상황과 묘하게 겹쳐 아쉬웠다. 또 인주가 20억이 든 무거운 배낭을 메고 무심하게 도심을 활보하는 모습도 아이러니를 보여주려는 의도였지만 효과가 반감됐다.

이런 몇몇 ‘삑사리’에도 불구하고 ‘작은아씨들’은 간만에 묵직한 큰 녀석이 바늘에 걸려 나올 것 같은 드라마다. 한번 보면 좀처럼 빠져나가기 어려운 늪 같은 드라마가 될 예정이다. 가난을 벗어나려는 세 자매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갈등과 균열이 예고돼 있고, 거대 자본가와의 목숨을 건 전쟁이 곧 펼쳐지기 때문이다. 과연 작가가 가난의 연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소실점과 자신이 뿌린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지 궁금하다.

(사진=tvN 주말극 '작은아씨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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