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수직증축.. 핵심기술 '선재하공법' 부적합 판정

조은임 기자 2022. 9.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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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공법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재하공법'이 검증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치2단지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수직증축을 추진하면서 지반의 침하를 막기 위한 보강기술로 선재하공법을 택해 이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왔다.

서울의 한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수평증축만으로 추가되는 가구수가 충분하기는 하지만 대치2단지의 선재하공법 검증결과를 보고 수직증축을 추진할 지 여부를 결정지으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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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업계 관심 집중됐던 '선재하공법'
대치2단지 리모델링 걸림돌 "재건축해야" 의견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공법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재하공법’이 검증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증결과를 기대했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이같은 판정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선재하공법 실험을 진행했던 성원대치2단지에서는 리모델링 조합과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 사이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신기술·신공법 검증위원회’는 선재하공법에 대한 기술 검증 결과로 ‘부적합’ 판정을 내려 이달 초 대치2단지 조합에 전달했다. 이는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이 공개실험을 진행한 뒤 2차 안정성 검토를 신청한 데 대한 결과다. 선재하공법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으로 층수를 높일 경우 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해 주는 기술로 2015년 리모델링 업계에서 제안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전경/조선DB

검증위원회 측은 선재하공법 자체의 부적합성과 더불어 조합측에서 제출한 결과만으로는 판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에는 건기연 관계자와 함께 내외부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다.

선재하공법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공법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수직증축을 고려 중인 리모델링 추진 사업장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판정 결과를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2단지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수직증축을 추진하면서 지반의 침하를 막기 위한 보강기술로 선재하공법을 택해 이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왔다. 국내 첫 번째로 수직증축을 했던 서울시 송파구 성지아파트는 지반이 단단해 보강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의 층수를 올려 기존 가구수의 15%, 최대 3개층까지 더 늘리는 리모델링 방식으로, 수평증축보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는 만큼 수익성이 좋다.

서울의 한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수평증축만으로 추가되는 가구수가 충분하기는 하지만 대치2단지의 선재하공법 검증결과를 보고 수직증축을 추진할 지 여부를 결정지으려고 했다”고 했다.

대치2단지는 이번 검증 결과로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생겼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대치2단지는 총 1758가구로 1992년에 준공됐다. 2008년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됐지만 2020년 5월 건축 심의를 통과하기까지 사업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수직증축을 추진하느라 시간이 더 지연됐는데, 이마저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또 다시 리모델링 조합과 재건축 추진위원회 사이의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치2단지는 오는 10월이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우게 돼 내부에서는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의 시장 침체 상황과 더불이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가 더뎌지면서 매매가격도 하락세다. 대치2단지 전용 33㎡(4층)은 지난 6월 30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 7층 매물이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전용 49㎡의 경우도 지난해 8월에는 17억원(4층)에 손바뀜이 있었지만, 지난달 31일에는 13억6000만원(14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대치2단지는 입지도 상당히 좋고 규모도 있는 편이라 재건축이 좀 더 나을 수도 있다”면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등의 방법을 활용해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이득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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