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충격, 공포 휩싸인 월가.."9월 금리 100bp 오른다" 전망도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 9. 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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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전망 일단 우세
(버뱅크 AFP=뉴스1) 손승환 기자 =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토마토 소스 캔이 판매되고 있다. 한편 △팬데믹을 우려한 공격적인 소비자 지출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국내 노동자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힘입어 미국의 6월 물가상승률은 9.1%를 기록했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예상 밖의 뜨거운 인플레이션 수치에 월스트리트는 공포에 휩싸였다.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주 기준금리를 7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가 아닌 100bp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월가는 중앙은행이 9월 회의에서 1984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단 월가는 연준이 다음주(20~21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한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은 9월 75bp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연준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을 따르고 싶어할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최고이코노미스트는 "11명의 연준 인사들은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며 "이번 CPI 수치는 다음주 50bp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100bp 인상 가능성을 20%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시장은 100bp 인상 가능성에 주목한다.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75bp에서 100bp로 변경하고, "점점 고착하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드미션 캐피탈의 앤드류 레카스 트레이딩 헤드는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분명 영향을 주겠지만, 시장의 중기적 건전성을 위해서는 100bp를 올리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인캐피탈의 스콧 부흐타 채권전략 헤드는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 빨리 그렇게 해서 그것을 끝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9월 금리 인상폭이) 75bp가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로 그들은 100bp를 (인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의 케이트 무어 글로벌자산배분 전략 헤드는 "이번 회의에서 75b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 우리의 기존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특히 연말까지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며 "100bp 인상 가능성이 어느 정도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전략가는 "불과 며칠 전까지 우리는 50bp와 75bp를 놓고 논의하고 있었다"며 "100bp는 공황의 움직임으로 인식될 것이며, 시장은 그것을 싫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터드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국통화연구 헤드는 "만약 당신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있고 시장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충격과 경외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아마도 100bp 인상을 주장할 것"이라며 "FOMC 입장에서는 필요한 만큼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지만, 한 번에 올릴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최고글로벌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그 야수(인플레이션)를 길들일 수 있을 때까지, 피벗이나 일지 정지에 대한 논의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주목할 것은 연준이 앞으로 내놓을 '신호'다.

번스타인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샬로프 투자전략 공동헤드는 "파월 연준 의장은 그의 의사소통에 더욱 신중해졌다"며 "만약 100bp 인상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과거 75bp인상 시 우리가 받았던 것과 같은 힌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사진=연준 홈페이지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는 주거비용과 식료품비 상승이 기름값 하락을 상쇄하면서 8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밝혔다.

미 노동통계국은 이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전년 동월대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7월 8.5%로 내려가는 등 2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 CPI 상승폭은 시장 전망치(8.0%, 다우존스 기준)를 상회했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당초 월스트리트는 전월 대비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시장은 근원 CPI가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 가격지수가 10.6% 하락하면서 한달 새 5% 내렸다. 하지만 CPI 가중치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이 같은 기간 0.7% 급등했고 식품 가격도 0.8% 오르면서 이를 상쇄했다.

의료서비스 역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대비 5.6% 상승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차 가격도 0.8%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는 폭락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3.94%, 4.32%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5.16%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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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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