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美 인플레 진화나선 바이든 "그래서 IRA 처리"

[서울경제]

잠잠해지는 듯 했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이슈가 재차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시장의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다시 악화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관련 “오늘의 통계는 미국 경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국내 물가는 지난 두 달간 변화가 없었다. 할 일이 더 있기는 하지만 이는 미국 가정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발표된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로 6월(9.1%)과 7월(8.5%)에 비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장 예상치(8.0%)를 상당폭 상회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3%로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5.9%) 보다 상승폭을 늘린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6.0%)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가 확산하며 뉴욕 증시는 2년 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보건 및 처방 약,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리가 통과시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이 시작됐을 때와 비교해 기름값은 갤런(약 3.78L) 당 1.3달러가 하락했으며 식료품점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일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반면 실질 임금은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미국 가정이 조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IRA를 통한 인플레이션 경감을 재차 강조했으나 이는 단기간에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8월 CPI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평균 가구는 지난해와 동일한 바구니에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매달 460달러를 더 지출하고 있다”고 이날 분석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