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기조에도 목표가 상향..수출주 담아볼까
방산, 자동차 등 수출 모멘텀 종목 주목
연말 1400원 환율 돌파 가능성
수출가·물량 동반 확대 종목 주도주 기대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증권사들이 수출 비중이 높은 상장사의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증시 전반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큰 종목들은 고환율 기조 속에서 차별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산업체 등 목표주가 상향 잇따라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은 이달 방산업종 관련 기업의 목표가를 대거 상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대표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8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SK증권은 7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큰 폭 올렸다. 목표가 상향의 근거로 해외 수주 모멘텀을 꼽았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1차 계약을 체결하며 오는 2026년까지 자주포 212문을 납품하기로 했다.
LIG넥스원(079550)과 한국항공우주(047810)의 목표가도 일제히 올려잡았다. 한화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14만원으로, SK증권은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했다. LIG넥스원은 K2 전차 등에 납품하는 부품 공급이 늘어남으로써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점쳤다. 한국항공우주도 지난 7월 폴란드와 경공격기 FA-50 48대 공급 1차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6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SK증권은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했다.
DB금융투자는 수출 호황이 기대되는 자동차 부품주의 목표가를 올렸다. DB금융투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4만4000원→5만7000원)와 현대위아(011210)(8만8000원→9만8000원)의 목표가를 상향했다. 이들 종목은 전방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견조하면서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한국타이어와 현대위아는 각각 타이어와 자동차 엔진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건설사들의 목표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이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목표가를 3만2000원에서 3만4000원, 현대건설(000720)을 5만3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렸다. 두 건설사 모두 내년 중동 산유국의 투자 확대 사이클에 따른 가스 및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상향의 근거다.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은 아이폰 부품 납품 업체에 주목했다. 현대차증권은 아이폰14향 카메라 모듈 출하량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돼 LG이노텍(011070)의 목표가를 43만원에서 47만5000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도 아이폰향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물량 확대 예상에 비에이치(090460)의 목표가를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높였다.
환율 상승에 수출기업 가격 경쟁력 높아져
이달 들어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 위주로 목표가 상향이 이어지는 건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환율이 높아질수록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차익이 생겨 매출이 증가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73.6원으로 마감해 연초(1191.8원) 대비 15.3% 상승했다. 전날 대비 7.2원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5일 13년 만에 1370원을 돌파한 이래로 고환율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연말에 이르러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까지 넘어설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미국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경상수지가 악화한 게 원화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특성상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무역적자 폭이 커졌고, 이로 인해 원화 약세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24억5300만달러의 적자로 집계돼,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으로 예상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 침체 논란 등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여력이 큰 만큼 수출 모멘텀을 가진 업종에서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 물가가 오름세이면서 물량이 증가하는 업종에 한해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주요 업종으로는 자동차, IT가전, IT하드웨어, 조선, 화학 등이 꼽힌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화 긴축 강도가 높아지고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하향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어 코스피의 상단은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대외 불활실성이 큰 상황에서 수출이 견조한 기업은 개별주 장세에서 주도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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