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로 본 북한 경제계획 1순위는.. "넉넉한 식량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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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중 경제정책 분야에선 현재 북한이 '식량 문제' 해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가 뚜렷이 드러난다.
김 총비서는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완수를 위한 경제 과업을 제시하며 '식량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앞서 당 대회 '결론'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중심 과업"으로 금속과 화학 등 기간 공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 추동'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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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등 악재에 경제발전보다 먹는 문제 급선무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중 경제정책 분야에선 현재 북한이 '식량 문제' 해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가 뚜렷이 드러난다.
김 총비서는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완수를 위한 경제 과업을 제시하며 '식량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식량 문제'를 '인민 소비품 문제'와 함께 "인민 생활 향상과 관련한 절실한 문제"이자 "급선무"이고 "공화국 정부 앞에 나선 가장 중요한 혁명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 기간에 국가 알곡 생산 계획을 무조건 수행해 인민들에게 식량이 넉넉히 차례지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김 총비서의 이번 연설 순서는 북한이 '5개년 계획'을 처음 발표한 작년 1월 8차 당 대회나 '농촌 건설 강령'을 발표했던 작년 말 전원회의 '결론' 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 총비서는 앞서 당 대회 '결론'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중심 과업"으로 금속과 화학 등 기간 공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 추동'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전원회의 '결론' 때도 '농촌 강령'이 별도 보고로 다뤄지긴 했지만, 2022년도 국가사업 방향으론 금속·화학·전력·석탄·철도운수 등 기간 공업 부문이 가장 먼저 등장했고 농업과 경공업은 그 뒤에 이어진다.
그러나 이번 시정연설에선 농업·경공업 언급 뒤 기간 공업이 등장한다. 심지어 수산업보다도 후순위였다.
북한의 국가 경제발전 계획에서 김 총비서가 언급한 이들 항목의 순서는 곧 북한의 정책 우선순위를 드러낸다. 따라서 김 총비서의 이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관련해 불과 9개월 만에 북한의 정책 최우선 순위가 바뀌었단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제 발전과 직결되는 기간 공업이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고 식량 문제가 가장 앞에 등장했다는 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절실해졌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시정연설에서 거론한 다른 경제 분야 과업에서도 '식량 문제' 해결 의지가 엿보인다.
김 총비서는 경공업 분야에 대해서도 "경공업 생산을 질량적으로 높여 필수 소비품, 기초식품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먹거리를 늘리기 위해 가공식품 생산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올해 주요 건설 사업 중 하나로 진행 중인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역시 채소 재배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북한의 국토관리사업과 재해방지, 치수사업, 물 관리 등도 '농작물 보호'와 관련이 깊다.
김 총비서는 또 올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농촌 강령'과 관련, 농업 근로자들의 '사상의식 변화'를 주문하며 그 방안으로 "농업 생산을 과학화, 현대화, 정보화하고 농산 작업의 기계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는 것을 비롯해 농업 생산 환경을 현대적으로 개변하기 위한 사업"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이 역시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농민의 수준을 높이자는 것으로 읽힌다.
북한의 이 같은 변화는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제재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전염병 유행과 봄가뭄, 여름철 폭우·태풍 등 악재가 겹쳐쳐 식량난이 한층 가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인도와 베트남에도 식량 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의 위상이 올 들어 높아진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근 북한 매체는 김 총리의 이름을 조용원 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다 먼저 호명한다. 김 총리의 권력 서열이 김 총비서 이어 사실상 '2인자'에 오른 것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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