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앞에 선 '정진석 비대위'..'당헌 개정안 효력정지' 오늘 심문

최동현 기자 2022. 9. 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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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당대표가 14일 법정에서 다시 만난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전 11시 이 전 대표가 신청한 2차·3차 가처분 사건(권성동 등 비대위원 8인 직무정지·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과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이의신청 사건을 일괄 심리한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첫 가처분 결정을 받아들여 기존 비대위 기능을 정지했으며, 개정 당헌을 근거로 새 비대위를 출범했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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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당헌 개정' 절차상·내용상 정당성..이준석 법정 출석
與 "당헌 개정으로 하자 치유" vs 李 "헌법 위배한 무효 당헌"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당대표가 14일 법정에서 다시 만난다. 법원은 새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 근거인 '당헌 개정안'의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없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인 만큼, 양측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전 11시 이 전 대표가 신청한 2차·3차 가처분 사건(권성동 등 비대위원 8인 직무정지·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과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이의신청 사건을 일괄 심리한다.

이 중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직무집행정지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이의신청은 지난 5일 주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로 소(訴)의 이익이 없어 각하될 전망이다. 기존 비대위가 해산함에 따라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2차 가처분 신청도 취하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당초 4차 가처분인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전국위 의결 효력정지 및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신청 사건도 이날 함께 심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전날(13일) 제출한 기일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4차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한 심리는 오는 28일 오전 11시로 미뤄졌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개정 당헌'의 절차상·내용상 정당성이다. 새 비대위의 출범 근거인 당헌 개정안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정진석 비대위'의 존속 여부는 물론 향후 재판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위원장의 직무정지 여부도 사실상 이날 심리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헌 개정안은 비대위 전환 요건인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을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 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로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기존 요건인 '당대표 궐위' 외에도 '최고위 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비대위 설치를 의결한 경우'에도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첫 가처분 결정을 받아들여 기존 비대위 기능을 정지했으며, 개정 당헌을 근거로 새 비대위를 출범했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개정 당헌에 따라 이 전 대표는 해임됐기 때문에 소송의 '당사자적격'이 없고, 당헌 개정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정당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개정 당헌이 헌법을 위배한 '무효 당헌'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고위원 4명이 궐위한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상황으로 본다는 규정은 헌법이 금지하는 '소급입법'에 해당하고, 특정 개인을 겨냥한 '처분적 법률'이라는 논리다. 최고위원 4명의 결단으로 당대표의 직위와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당원원 침해라는 논리도 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4일 대구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그는 게릴라성 언론 인터뷰 외에는 공개 일정을 자제하고 있다.

정치권의 눈길은 '이준석의 입'에도 쏠리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달 17일 첫 가처분 심문 기일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제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었다"고 했는데, 이 전 대표가 동일한 형식으로 받아친 것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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