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강원도도 세금으로 로켓을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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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도의원으로 처음 막 입성했을 때 일로 기억한다.
생애 첫 예산심의를 할 때 일인데 '바이오메탄가스 자동차 연료화 사업'으로 정확하진 않지만 약 180억 원 정도 계상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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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도의원으로 처음 막 입성했을 때 일로 기억한다. 생애 첫 예산심의를 할 때 일인데 ‘바이오메탄가스 자동차 연료화 사업’으로 정확하진 않지만 약 180억 원 정도 계상됐던 것 같다. 사업은 원주에 시설물을 설치해 음식물 쓰레기를 기술적으로 부식시켜 이곳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전기자동차가 널리 상용화돼 있지만 당시 2012년도에는 앞으로 전기 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만 무성했고 내연기관 자동차만 다닐 때였다.
예산심의에서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대세를 이룰 것 같고 내연기관 수요가 줄어들 텐데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조해 바이오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수요도 줄지 않겠습니까? 총 예산이 360억 원 정도로 적지 않은데 예산 대비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질문하며 사업을 멈추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지 제안 드렸었다.
집행부는 이미 기 투자된 금액이 절반 정도고 반만 더 투자하면 사업을 시행해 볼 수 있는데 아까워서라도 그럴 수 없다며 연구실까지 찾아와 꼭 성공할 사업이란 설명을 했다. 내 머리, 내 상식으로는 사업성이 없는 것 같았지만 처음이라 내가 아직 부족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업지역이 지역구인 원주여서 부담도 됐던 것 같다.
여·야할 것 없이 동료 의원들도 투자된 금액이 있으니 예산을 통과시켜주라는 권유도 있고 해서 결국 사업이 시작됐었다. 결과적으로 주변에서 바이오메탄가스 연료화로 차를 개조한 사람을 딱 1명 정도 봤던 것 같고, 그 사람마저 해당 사업과 관련된 사람이었다.
여름철 가스가 더 팽창해서인지 시설물 뚜껑으로 오물이 넘쳐흘러 주변 주민들이 악취로 고생하는 결과만 초래했지 360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 금액의 예산을 그냥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3선으로 일할 기회를 부여받은 지금도 180억 원이라도 건지지 못한 게 후회되는 순간으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강원도에서 드론택시를 개발한다고 한다. 이전 도정에서 이 사업을 무슨 이유로 시작했는지 알아보려 하지만 일단 사업 자체가 바이오메탄가스 자동차 연료화 사업의 데자뷔같다. 강원도 223억 원, 민자 50억 원 해서 약 273억 원 정도 투입되는 사업인데 사람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거대 드론을 만드는 게 사업 내용이다.
UAM(드론택시)은 전 세계 유수 초거대 기업들이 미래형 먹거리 사업으로 인식하고 너도나도 이미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현대자동차도 사활을 걸고 9조원 가까이 투자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273억 원도 큰 금액이지만 9조원 가까이가 한 회사에서만 투자된다. 국내·해외의 초거대 기업들도 비슷한 규모 투자를 앞다투어 하고 있다.
NASA와 한국항공우주가 로켓을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하고 있는데 굳이 로켓 개발에 착수할 필요가 있을까? 상대는 수백 배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는데 경쟁이 될까? 개발에 성공한다 한들 상대방이 성능이 더 좋은 로켓을 개발할 확률이 확연하게 큰데 시장성이 있을까? 차라리 로켓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하나를 개발하지 하필 왜 로켓 본체를? 이러한 물음표가 끝없이 머리를 스친다.
예산 삭감을 하자니 작년과 올해 도 부담 223억 원이 전담 기관인 강원테크노파크로 이미 넘어갔다고 한다. 이전 도정에서 레고랜드 등 ‘도대체 왜?’라는 물음표가 떠오르는 예산들은 이미 모두 끝내고 마무리돼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드론택시는 아직 1원이라도 아낄 시간이 있을지 모른다. 이제는 여론전이다. 1000원, 2000원 전대 주머니에 넣으며 땀과 눈물로 번 돈에서 우리를 믿고 떼어 내주신 혈세를 가지고 바이오메탄 시설을 하나 더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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