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늘고 미분양 속출.. 부동산PF 부실위기 전금융권 확산
금융당국 "고위험자산 투자 살펴볼것" 고삐
[파이낸셜뉴스] 금융사들이 여태 확대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금융시장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저축은행에 이어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 등도 위기다. 주택시장 호황기엔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 축으로 작용했으나 올해 들어 단행된 각국 중앙은행 긴축 기조로 돈줄이 마르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금융당국도 무리한 영업확장을 지양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2·4분기 채무보증액은 2조~5조원대로 집계됐다. 증권사 채무보증에선 부동산 PF 비중이 상당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이 5조84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5조1337억원), 하나증권(4조8545억원), 메리츠증권(4조7609억원), 신한금융투자(4조36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2조9842억원), NH투자증권(2조2526억원) 등도 2조원을 넘어섰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을 따져보면 한국투자증권(94.2%), 메리츠증권(90.6%)이 90% 이상이고 KB증권(89.2%), 신한금융투자(85.9%), 하나증권(82.4%) 등이 80%대다. 금융감독원은 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 대비 비율 100%로 설정해놓고 있는데, 몇몇 대형사들이 이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수년간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 중에서도 부동산 PF 사업을 공략해왔다. 수익 다각화에 더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호황을 맞은 부동산 경기 수혜를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인상)을 밟는 등 공격적 긴축을 단행했고, 한국은행도 이에 발맞추지 않을 수 없게 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흡수됐다.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는 브릿지론(토지 매입, 인허가 등 부동산 개발사업 초기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토지 공매가 증가하고,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간 이유다.
금융당국도 특히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등에서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에 힘써달라고 주문해왔다. 최근 하나증권은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부동산 PF 관련 위기를 선제 감지·관리하는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 탓에 증권사 실적이 잔뜩 쪼그라든 시점에서 자금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타격은 더 클 전망이다. 실제 올해 2·4분기 국내 58개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2조588억원) 대비 47.4%(9763억원), 전년 동기(2조2775억원)와 비교하면 52.5%(1조1950억원)가 줄어든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수탁수수료 감소, 채권평가손실 등 이익성장세 둔화 과정에서 증권회사 고위험·고수익 추구 및 손실인식 지연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며 “부동산 PF 등 고위험자산 투자 확대 및 건전성 관리 등도 지속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나 캐피탈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보험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2조2472억원, 연체 잔액은 1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 잔액은 지난해 말(305억원) 대비 4배 넘게 뛰었다.
카드사의 지난 6월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6조7289억원, 채무보증은 1544억원이었다. 대출 연체 잔액도 2289억원으로 지난해 말(917억원)보다 2.5배 증가했다.
여전사도 상황은 같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 PF 대출 관련 연체 현황’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여전사 대출 잔액은 26조7289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0.9%로 지난해 말 대비 0.4%p 상승했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연체기간 3개월 이상 부실채권) 잔액이 2289억원을 가리키면서 같은 기간 180% 넘게 불어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지난 3월말 기준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23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2023년 6월말 이전 만기도래분이 40%를 웃돈다. 동영호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 등 경기부진 우려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저하 시 캐피탈사 부동산 관련 여신 부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투자금융 상당 부분이 주가에 수익률이 연동돼 있거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회수 기대 자산인 만큼 증시 부진이 투자금융 회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금융사가 당장 부동산 PF 규모를 단번에 대폭 줄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PF 대출 비중 확대는 금융사 신용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당국 등에서 더욱 고삐를 조이게 되면 유동성이 더욱 틀어막혀 부실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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