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관리 편하고 안전성 입증 [기고/정용훈]

정용훈 교수·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2022. 9. 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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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에서 막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발열이 커서 물속에 5∼10년 정도 보관한다.

건식저장의 안전성은 수조에 보관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으며, 관리는 매우 간단하다.

반면 건식저장의 경우 한번 봉해진 캐스크는 공기 중에 그대로 세워두면 저절로 냉각되니 별도의 능동적 관리가 필요 없다.

우리나라 발전소 수조 내에 저장된 5∼10년 넘은 사용후핵연료는 건식저장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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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교수·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원자로에서 막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발열이 커서 물속에 5∼10년 정도 보관한다. 그 이후에는 공기로만 냉각해도 충분하다. 그러고 나면 사용후핵연료를 캐스크(cask)라 부르는 원통형 용기에 담아 물 밖 공기 중에 보관하게 되고, 이후 지하에 처분한다.

건식저장을 할 때는 캐스크에 사용후핵연료를 넣고, 물을 완전히 말린다. 그리고 헬륨과 같은 금속을 녹슬게 하지 않는 기체로 내부를 채우고 뚜껑을 여러 겹 덮어 마감한다. 이후 캐스크는 외부 혹은 건물 내부에 두고 공기로 자연냉각이 되도록 한다.

건식저장의 안전성은 수조에 보관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으며, 관리는 매우 간단하다. 물속에 보관할 때는 물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펌프와 열교환기를 돌려 냉각해야 한다. 그리고 누수를 감시하고, 증발되는 물을 보충하고, 수질을 관리하는 등 여러 가지 능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건식저장의 경우 한번 봉해진 캐스크는 공기 중에 그대로 세워두면 저절로 냉각되니 별도의 능동적 관리가 필요 없다.

세계적으로도 40년 가까이 건식저장을 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 물론 수조 내에 보관하는 방식 역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발전소에는 수조식 저장시설과 건식 저장시설이 모두 있었지만 모두 안전했다. 특히 건식저장시설은 해변 바로 앞이라 해일을 바로 직격으로 맞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밀봉된 튼튼한 캐스크는 침수된다고 해서 나쁜 상황이 발생할 일이 없다. 이처럼 건식저장시설은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가 있어도 별도의 조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 우리나라도 월성의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건식저장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안전상 문제가 없었다. 앞으로 이를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겠다.

캐스크는 내부의 방사선이 외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차폐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 걱정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선 선량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없게 된다. 월성원전의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부지에서 측정된 방사선 선량률은 서울의 방사선 선량률보다 낮다. 며칠 전 확인해 본 방사선 선량률은 월성원전이 시간당 0.09마이크로시버트, 서울 관악이 시간당 0.16마이크로시버트로 서울 관악이 월성원전에 비해 높은 값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두 수치 모두 안전한 수치다.

건식저장시설이 주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캐스크를 검사하고, 운반하고, 감시할 때 모두 사람의 손길이 닿는다. 직접 뚜껑을 만지면서 내부에서 외부로 누설이 없는지 확인하고, 표면에서 방출되는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다. 사람이 바로 옆을 지나다녀도 무관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발전소 수조 내에 저장된 5∼10년 넘은 사용후핵연료는 건식저장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식이다. 이는 마지못해 밀어내기를 하는 게 아니라 더 간단하고 안전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정용훈 교수·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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