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라도 있으면 '존버'하겠지만.." 카뱅 주주들 원성 '폭발'

윤정원 2022. 9.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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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9만 원대서 2만 원대로 '추락'

카카오뱅크 주주들은 최근 부진한 주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은행주임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점도 주주들의 화를 키우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주주들이 고전하는 주가와 무배당에 격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0일 9만4400원에서 최고점을 형성했던 카카오뱅크는 1년여가 흐른 이달 8일 2만4800원이라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73.8%에 달한다. 최저점은 공모가(3만9000원)보다도 36.5% 낮다. 13일 카카오뱅크는 2만680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전 거래일(2만5000원) 대비 7.20%(1800원) 높은 수준이나 여전히 투자자들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분위기가 처음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2021년 8월 6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37.7% 높은 5만3700원으로 형성했다. 종가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6만9800원에 이르렀다. 상장과 동시에 기존 금융주 1위인 KB금융(약 22조 원)을 12조 원의 격차로 제쳤다. 유가증권 내 시가총액 12위로 장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환희도 잠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하락장과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점이 주효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비즈니스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낮아졌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영업수익(3708억 원) 중 플랫폼 수수료 수익은 216억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기존 은행처럼 이자수익(2929억 원) 등이 차지한다. 이자이익 중심의 기존 은행 수익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경쟁 은행 대비 높은 대출 성장을 시현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여신 성장률이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으며, 플랫폼수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이 정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비용 수준이 우상향하고 있지만 외형 및 플랫폼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모기지 대출 성장 부진과 순마진율이 하락하면서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 카카오뱅크 주식 1476만 주를 주당 2만8704원에 블록딜했다. /KB국민은행 제공

여기에 블록딜과 오버행(잠재적 대기 물량) 우려까지 겹쳤다.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들은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상장 직후인 지난해 9월 우정사업본부는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1523만9183주(3.2%) 중 1368만383주(2.9%)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뱅크 주가는 하루 만에 7.8% 하락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넷마블도 유동성 확보 등을 이유로 카카오뱅크 보유 주식 761만9592주(1.6%) 전량을 처분했다. 이때도 주가는 4.89% 고꾸라졌다.

지난달에는 KB국민은행 또한 매도행렬에 가세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주식 1476만 주를 주당 2만8704원에 블록딜했다. 이번 매각으로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8.0%에서 4.9%로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27.2%)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 국민연금(5.66%)에 이어 4대 주주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주요 주주들이 회사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뱅크에 대해 청사진을 그리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한화투자증권(4만7000원→3만 원) △SK증권(5만4000원→3만6000원) △KB증권(3만8000원→3만6000원) △하이투자증권(6만원→4만2000원) 등 다수의 증권사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목표가를 대폭 낮췄다. DB금융투자의 경우에는 투자의견 '매도', 목표주가는 업계 최저가인 2만4600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성장과 고객기반 확대에 놀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성장 속도가 하락하는 점은 분명하다"며 "카카오뱅크가 1861만 명의 높은 고객 베이스를 통해 플랫폼 수익을 확대시켜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은행으로 인가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은행들과 다른 새로운 수익원의 발굴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건 연구원은 "이마저도 은행업종 타겟 대비 5배 정도의 밸류에이션을 책정한 수치"라고 부연했다.

주가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주주들의 불만은 치솟고 있다. 배당까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는 토로다. 현재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및 종목 토론실 등에는 "배당이라도 하면 '존버(팔지 않고 버틴다)'라도 하지 아무것도 없다", "은행주 특징이 고배당인데 이건 배당도 없어서 바닥이 그냥 뚫린다"는 등의 불만이 봇물 넘치듯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은행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BNK금융지주(9.7%) △DGB금융지주(9.6%) △JB금융지주(9.6%) △우리금융지주(9.6%) △하나금융지주(8.7%) △기업은행(8.6%) △KB금융(7.1%) △신한지주(7.1%) 등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법상 배당 가능한 이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최근 발표한 2분기 말까지의 실적은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추후 상법 계산식상 배당 가능 이익이 생기면 주주 환원 정책 등 여러가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관계자는 "플랫폼 비즈시들의 제휴사를 넓혀가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펀드 등 다양한 방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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