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겜' 6관왕, 74년 에미상 역사 바꿔 썼다

2022. 9.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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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제74회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非)영어 드라마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것부터가 에미상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 스타 한 명 나오지 않는 한국어 드라마가 강고한 에미상의 장벽을 허문 비결은 적자생존, 승자독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긴장감 넘치는 게임과 예술적인 화면으로 풀어낸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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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로 돌아오겠다” ‘오징어게임’이 비영어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 에미상 6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왼쪽 사진)는 오징어게임 대본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깊이 있는 이야기가 게임과 함께 펼쳐졌다. 천재가 쓴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은 “감독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늘 꿈꿔왔던 순간이다. 지금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오징어게임 시즌2는 더 어둡고 심오하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게티이미지코리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제74회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非)영어 드라마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것부터가 에미상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4일 열린 예술·기술 부문 시상식에서 받은 게스트 여배우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시각효과상, 프로덕션디자인상까지 합치면 오징어게임이 들어 올린 에미상 트로피는 6개나 된다.

미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은 그동안 영어권 드라마들의 독무대였다. 글로벌 스타 한 명 나오지 않는 한국어 드라마가 강고한 에미상의 장벽을 허문 비결은 적자생존, 승자독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긴장감 넘치는 게임과 예술적인 화면으로 풀어낸 데 있다. 시각효과상에 프로덕션디자인상까지 차지한 건 그만큼 한국 드라마의 전체적인 만듦새가 정교해졌음을 보여준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글로벌 플랫폼이 아니었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동시 유통된 덕분에 ‘18금’ 비주류 장르라는 한계에도 4주간 16억5000시간의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세계 1위에 등극했다. 마침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던 세계인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복장으로 영화 속 게임을 즐기는 영상까지 만들어 공유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신드롬 수준으로 키웠다. 창의력만 있으면 변방에서도 세계적 대박을 낼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오징어게임 돌풍은 외신의 표현대로 ‘한류라는 쓰나미의 최신 물결일 뿐’이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이 됐고,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를 휩쓴 데 이어 이제는 한국 드라마가 안방 속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 황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비영어 시리즈 수상이 마지막이 아니길 희망한다”고 했다. 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는 이야기꾼들이 제2, 제3의 오징어게임으로 문화 영토를 넓혀 나가길 기대한다. 창작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 제도를 정비하고 불법 콘텐츠 유통을 근절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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