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보다 강한 CPI에 급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한 수준을 보이면서 크게 하락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정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73포인트(2.02%) 하락한 31,727.9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0.32포인트(2.44%) 밀린 4,010.0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94.57포인트(3.22%) 급락한 11,871.84를 나타냈다.
3대 지수의 하락률은 모두 지난 8월 26일 잭슨홀 회의 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크게 하락한 이후 최대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올라 전달 기록한 8.5%보다는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치인 8.0% 상승을 웃돌았다.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0.1% 하락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랐다. 7월에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보합(0.0%)이었다.
문제는 근원 CPI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전월치와 예상치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8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3% 올라, 전월치인 5.9%, 예상치인 6.0%보다 상승 폭이 컸다. 전월 대비로도 0.6% 올라 전월치와 예상치인 0.3% 상승을 모두 상회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효과가 없음을 확인시켜준 지표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CPI 발표 이후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18%까지 높아졌다. 여전히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이다.
고강도 긴축이 1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3.75%~4%로 올릴 가능성도 장중 50%를 넘어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목표치는 2.25%~2.50%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침체 위험을 키운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5bp 이상 오른 3.75%까지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7bp 이상 오른 3.45%까지 상승했다.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30bp(=0.30%포인트)로 확대됐다. 단기 국채금리가 장기 금리를 웃도는 경기 침체의 신호가 더욱 심화한 셈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끈질긴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준의 긴축 캠페인 열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경제가 내년 안에 실질적인 경기하강 혹은 침체에 직면할 위험을 가중한다"라고 말했다.
프라이드는 "이러한 불확실성과 주식시장에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이 만연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들은 '비중축소(underweight)'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벨라 파루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수치는 정책 당국자들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이번 지표는 다음 주 예정된 회의에서 또 한 번의 0.75%포인트 공격적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만든다"라고 평가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0.76%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0.65%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0.86% 하락 중이다.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3% 오른 배럴당 87.89달러에, 1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30% 하락한 배럴당 93.55달러를 나타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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