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물가 8.3% 올라..3연속 자이언트스텝 무게 [월가월부]

신혜림,박민기 2022. 9. 1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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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예측치 8.1%보다 높아
에너지·식품물가 제외한
근원CPI 전월대비 0.6% 급등
반등하는 국제유가도 불안
美원유 비축량 38년來 최저
뉴욕증시 급락세로 출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별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이번 결과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8.3%로 지난 7월(8.5%)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블룸버그 시장 전망치 8.1%를 소폭 상회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0.1% 하락할 것이라던 전망치를 역시 웃돌았다.

8월 CPI는 최근 유가 하락 덕에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주거비와 식료품, 의료서비스 가격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은 10.6% 하락해 2년여 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식료품비는 1년 전 대비 11.4% 증가해 197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기요금도 15.8% 상승해 1981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기대와 달리 지난 6월 9.1%로 4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도 다소 불투명해졌다. CPI가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며 미국 주식시장 선물 가격은 지표 발표 직후 2%가량 하락했고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8월 CPI는 오는 20~21일 예정된 FOMC에서 금리 결정 전 참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미국 CPI 상승폭이 두 달 연속 둔화됐지만,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폭을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에서 0.5%포인트(빅스텝)로 줄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8월 CPI 발표 이전부터 상승폭 둔화 여부와 상관없이 9월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8시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84%에 달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 메모에서 연준 위원들을 인용해 "9월 FOMC에서 8월 CPI가 매우 좋게 나오더라도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연준이 잠재적 임금-물가 악순환에 대해 이미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에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1%포인트 인상까지 예측하고 있다.

한편 미국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1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1년 뒤 인플레이션율이 5.7%(중간값)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7월 6.2%보다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5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로 전달 2.3%에서 하락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와 같아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활비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년 뒤 가계 지출 증가율(중간값) 전망치는 8월 조사에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한 7.8%를 기록했다. 또한 국제유가는 물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갔던 국제유가는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이란 핵협상 난항으로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9달러(1.14%) 오른 배럴당 87.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략비축유(SPR) 방출에 나서면서 미국 원유 비축량은 3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 해외 증시 정보는 '월가월부'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이동합니다.

[신혜림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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