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이재명 대표 재판, 법과 정의에 따라야
석연찮은 판결 땐 신뢰 붕괴.. 正道따라 풀어야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에서 야당 대표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차기 대선에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인물로서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예를 생각해보면, 불법이 문제 될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까지도, 국회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거쳐서, 수사하고 재판을 통해 처벌하는 것이 민주적 법치국가의 요청인데, 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 대표는 후보 시절부터 각종 의혹에 많이 시달렸다. 친형 및 형수와 관련한 의혹, 대법원 무죄 판결과 관련한 의혹 등이 꼬리를 물었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 터지면서 그의 낙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치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벗어나지 못한 채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의혹들, 특히 대장동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차기 대선에서도 이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며, 설령 당선되더라도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작게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될 것이며, 크게는 국민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이 매우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대표와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의혹은 해소되어야 한다. 더욱이 검찰의 소환에 이 대표가 불응하는 모습은 의혹 해명에 소극적인 태도로 비치기도 한다. 물론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정권의 지시에 따른 검찰 수사 및 기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기된 의혹들의 중대성 및 구체성에 비추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표에 대한 기소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지만, 일단 공은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갔고, 앞으로 법원의 재판 진행을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특히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어떤 사람들이 이 대표의 변호인단을 구성하게 될까. 민주당의 율사 출신 의원들이 중심일까. 대형 로펌의 전문 변호사들일까. 아니면 전직 대법관 등의 전관일까. 둘째, 이 대표는 검찰 소환의 경우와 달리, 법원에 적극적으로 출석하여 자기방어를 할 것인가. 아니면 변호사에게 일임하고 입을 다무는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 셋째, 최대한 빨리 소송이 끝날 수 있도록 협조하는 태도를 보일까. 아니면 최대한 소송을 지연시키는 전략으로 나갈 것인가.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이 대표의 의혹에 대해 진실을 알 권리가 있으며, 진실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장래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고려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재판의 결과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해 유죄든 무죄든 석연치 않은 판결을 내릴 경우 이미 크게 손상된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정도(正道)에 따라 풀어야 하듯이,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그 진행 과정과 결론 모두가 법과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원은 투명한 재판 진행뿐만 아니라, 판단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에 특별히 더 많이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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