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고대유물 전시회 연표에 '고구려' 빠져 논란.."신뢰 훼손, 사과 요구"

조성원 2022. 9.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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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중, 일 세 나라의 우호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유물 전시회에서 중국 측이 고구려와 발해를 역사 연표에서 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제 관례와 신뢰를 깼다며 중국 측의 수정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과 중국, 일본의 청동기 유물 50여 점이 전시 중입니다.

한·중 수교 30주년,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세 나라 우호를 다지는 자리입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한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의 범종은 한중 청동 문화 교류를 통한 상호 귀감의 사례를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함께 전시된 역사 연표가 이상합니다.

신라와 백제, 가야는 있는데 고구려가 보이질 않습니다.

발해도 없습니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국 측에 제공한 연표에는 분명 고구려와 발해가 있었습니다.

중국 측이 임의로 편집한 걸로 추정됩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지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측에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또 통상 제공한 자료를 성실히 전시에 반영하는 것이 국제 관례이며, 중국 측의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우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역사 문제로 한.중 우호 협력 관계가 손상되는 것을 막자던 양국의 합의, 또 한반도 역사 서술에서는 삼국시대를 존중하던 중국의 기존 역사 서술 모두에 배치됩니다.

[김현숙/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시진핑 정부 들어서면서 역사 정책이 더 강화되고 중국 중심의 역사 서술을 강화시키면서 논의를 달리하는 경향을 현재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고구려 관련 사안은 학술적 문제일 뿐이라며 정치적 이슈화를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역사학계는 연표는 국가와 역사의 정통성과 관계있다고 강조합니다.

국가 간 우호를 위한 전시회가 오히려 신뢰를 훼손하고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왜곡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그래픽:김정현

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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