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통증 is 뭔들' 안우진 7이닝 10K 위력 뽐내며 200탈삼진 -4[SS 스타]

키움 안우진이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기우였다. 예기치 못한 손가락 부상으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던 안우진(23·키움)이 복귀전에서 삼진 10개를 솎아내는 위력을 떨쳤다.

안우진은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110개를 던지는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최고구속은 시속 157㎞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도 시속 146㎞까지 찍혔다. 안타 5개를 내줬고 볼넷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에게 내준 게 유일했다. 삼진 10개를 솎아내 지난 1일 한화전에 이어 2연속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 200탈삼진에 4개만을 남겨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몸상태는 좋다. 다만 부상한 곳이 민감한 부위여서 투구하는 모습을 신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뒤 오른손 검지와 중지 끝을 다쳤다. 본인의 부주의와 불운이 겹친 부상. 추석연휴 기간 중 LG 혹은 KT전 등판이 유력했지만 통증이 사그라지지 않아 등판을 미뤘고, 이날 12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홍 감독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령탑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1회부터 시속 156㎞짜리 강속구를 뿌린 안우진은 슬라이더,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KIA 타선을 제압했다. 1회에 삼진 두 개를 솎아낸 그는 2회와 4회를 제외한 매이닝 삼진을 솎아냈다. 특히 6회말에는 고종욱과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연속타자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국내 오른손 투수 ‘넘버 원’ 평가를 충족하는 투구를 했다.

팀 타선이 3회 1사 만루, 5회 1사 만루 등 빅이닝 기회에서 한 점씩 뽑아내는 등 빈타에 머물렀지만, 안우진이 상대 타선을 완벽히 봉쇄한 덕에 승리투수 요건을 안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2일 만의 복귀전에서도 시속 157㎞짜리 강속구를 던지며 7이닝 10K로 역투한 키움 안우진. 광주 | 연합뉴스

안우진은 오는 18일 홈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NC를 상대로 200탈삼진 사냥에 나선다. 한 시즌 200탈삼진은 역대 14번뿐인 진기록으로, 국내 선수를 기준으로는 2012년 한화 류현진(현 토론토) 이후 처음이다. 참고로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지난해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빼앗은 225개다. 경기당 평균 7.5개꼴로 삼진을 솎아내는 안우진은 잔여경기 일정상 최소 세 번 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욕심을 내면, 최다 탈삼진 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위다.

안우진은 시즌 13승(7패) 째를 따냈다. 9회말 등판한 키움 김선기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데뷔 다섯 번째 시즌 만에 생애 첫 세이브를 수확하는 기쁨을 누렸다.

키움은 1-1로 맞선 5회초 1사 만루에서 송성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뒤 9회초 2사 만루에서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가 연속타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4-1로 이겼다. KIA 투수진은 볼넷만 11개를 헌납해 이길 수 없는 투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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