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구 연속 볼' 이의리, 7K 덮은 5볼넷..  휴식도 제구난조 잡지 못했다[스한 이슈人]

허행운 기자 2022. 9. 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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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KIA 타이거즈의 좌완 영건 이의리(20)가 꿀맛 같은 휴식 효과를 보지 못하고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고개를 떨궜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13일 오후 6시 30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5차전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해 4.1이닝 2피안타 5볼넷 7탈삼진으로 2실점했다. 팀은 1-4로 패했다.

이의리는 지난 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팔꿈치 피로 증세가 생기면서 이참에 휴식을 부여받았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지만 올해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면서 분명 더 많은 체력을 쓰고 있는 점을 고려한 KIA의 배려였다.

하지만 그 꿀맛 같은 휴식을 고려해보면 이날 이의리의 투구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제구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인 점이 치명적이었다. 이날 뺏어낸 13개의 아웃카운트 중 반이 넘는 7개를 탈삼진으로 잡아냈음에도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한 이유가 바로 5볼넷이었다.

이의리는 1회초 첫 타자부터 볼넷으로 출발했다. 플레이볼 선언과 함께 3구 연속 볼이 들어간 끝에 김준완을 출루시킨 것. 그러나 이후 타자를 잘 정리해 실점을 피하면서 잠시 컨트롤을 잡는 과정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회초도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왔다. 이후 김휘집과 김수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볼이 적지 않았다. 두 선수에게 볼 14개를 쓰며 연속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결과였다. 또 실점은 없었지만 뭔가 찝찝함을 남긴 이의리였다.

그리고 이어진 3회초. 그의 첫 실점이 나왔다. 첫 타자 김태진에게 좌전안타, 김준완에게 희생번트를 내주며 1사 2루를 허용했다. 결국 임지열의 1타점 2루타에 실점했다. 

ⓒ연합뉴스

이후 제구는 더 흔들렸다. 이정후와의 승부도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다만 이는 정상 참작을 할만했다. 유독 자신의 공을 잘치는 이정후이기도 하고, 1루가 비어있다는 점도 고려해 초반 볼카운트가 몰리자 자동고의4구나 다름없는 볼넷을 내준 것. 그러나 이어진 야시엘 푸이그에게도 또 스트레이트 볼넷이 또 터져나왔다. 분명 뭔가가 이상이 있어보이는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송성문에게 또다시 연속해서 볼 3개가 이어졌다. 전광판에 총 11구 연속 볼만 찍힌 것. 그러나 이의리는 무너지진 않았다. 힘든 카운트 싸움에서 송성문을 삼진으로 잡더니 김휘집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해 실점을 피한 것.

이를 시작으로 이의리는 이어진 4회초에 김수환-이지영도 연속 삼진 처리해내며 4타자 연속 탈삼진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경기 첫 삼자범퇴로 4회를 넘긴 이의리였지만 결국 5회초에 늘어난 투구수를 견디지 못했다. 김준완의 뜬공 이후 임지열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오며 경기 5번째 4구를 범한 것. 여기서 KIA 벤치의 기다림이 끝났다. 그는 김유신에게 공을 넘기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연합뉴스

부담스러운 상황서 오른 김유신이 다시 이정후-푸이그에 연속 볼넷을 내준 후 송성문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이의리의 실점이 2점으로 늘었다.

이날 이의리는 96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가 51개, 볼이 45개였다. 거의 1:1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상대 선발 안우진이 110구를 뿌리는 동안 75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진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이의리의 제구가 불안했는지 알 수 있다. 유독 연달아 볼이 쏟아지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스트레이트 볼넷 혹은 순식간에 0S3B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서 좀처럼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결국 선발 투수 싸움에서 밀린 KIA는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도 불펜진의 볼넷이 쏟아졌다. 2사 만루서 김정빈이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1-2로 팽팽하던 점수가 1-4까지 벌어진 것. 이날 KIA는 무려 11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 중 절반 가까운 볼넷이 이의리의 손에서 나온 것. 그렇게 KIA는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갈 길 바쁜 KIA는 살아난 션 놀린-토마스 파노니 외국인 듀오와 양현종, 임기영, 이의리로 채워진 선발 로테이션을 중심으로 5위 수성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처럼 이의리가 계산이 서지 않는 투구를 보여준다면 KIA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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