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영글어가는 200K의 꿈.. 안우진, 10년만에 류현진 뒤 잇는다[스한 이슈人]

[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우완 에이스 안우진(23)이 경미한 부상을 딛고 여전히 마운드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뽐냈다. 기분 좋은 팀 승리와 함께 안우진 개인으로서도 대기록 작성을 목전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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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13일 오후 6시 30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5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10구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4-1로 승리하며 시즌 13승까지 챙기는 데 성공했다.

12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이다. 그는 지난 1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을 6이닝 무실점으로 장식해 시즌 12승을 챙긴 후,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다. 오른쪽 엄지 쪽에 경미한 찰과상이 발목을 잡은 것. 그에 따라 지난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는 주승우가 대체 선발로 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우 엄지다보니 투구할 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한 차례 쉬어간 안우진은 치료에 집중했고 이날 드디어 복귀를 알렸다. 경기 전 키움 홍원기 감독은 "몸 컨디션은 좋다. 다만 다친 곳이 약한 부위라 경기 중에 변수가 없길 바란다"고 그의 상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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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령탑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안우진은 이날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최고구속 157km/h를 찍는 패스트볼과 146km/h에 달하는 슬라이더를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이 적절히 조화된 탈삼진 능력이 빛을 발했다. 1회말부터 2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출발한 안우진은 이후에도 차곡차곡 'K'를 적립했다.

2회말에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민첩한 견제로 주루사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첫 타자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출발했지만 후속 김석환-류지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3루를 내줬다. 이후 박찬호의 땅볼에 실점이 하나 생기긴 했지만 이내 고종욱을 삼진 처리해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 4회말과 5회말 모두 이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출발했다. 그러나 우완 에이스의 피칭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5회말에는 앞서 애를 먹었던 김석환과 박찬호를 모두 삼진으로 묶었다. 특히 14구 승부를 펼친 박찬호와의 승부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집중력도 돋보였다.

6회말이 탈삼진의 백미였다. KIA의 중심타선인 고종욱-나성범-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상대로 기록지에 'KKK'를 찍은 것. 이전 이닝부터 4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안우진은 이어진 7회말엔 최형우를 상대로 경기 첫 볼넷이 나왔다. 그러나 후속 김선빈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더니 박동원에게 다시 한 번 삼진을 빼앗으면서 기어코 10개째 탈삼진을 찍었다.

그에 따라 올시즌 안우진의 시즌 탈삼진 개수는 196개가 됐다. 이제 '200K'고지까지 단 4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당 탈삼진이 10.15개나 되는 안우진인 만큼 다음 등판에서 별 문제가 없다면 손쉽게 200탈삼진을 채울 수 있는 안우진이다.

류현진. ⓒ스포츠코리아

의미있는 대기록이 될 전망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200K'를 넘긴 것은 14번. 중복 달성에 성공한 선수들을 고려하면 총 10명 만이 성공한 희소성 있는 기록이다. 1983년 장명부(220개)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225개)가 성공한 바 있다.

다만 국내 투수들로 한정시키면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10년 전인 2012시즌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류현진이 210탈삼진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안우진이 그 다음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할 수 있게 된 것. 우완으로 한정한다면 1996년 정민철(203개) 이후 26년 만이다.

국내 최고 우완 투수 계보를 잇는 안우진이다. 200탈삼진을 목전에 둔 그는 이제 200이닝-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에도 도전한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172이닝을 찍은 안우진은 200이닝까지 28이닝을 남겼다. 이에 성공한다면 2016년 양현종(KIA·200.1이닝)에 이어 6년 만의 200이닝 국내 투수가 되는 것은 물론 200이닝-200탈삼진에 성공한 역대 9번째 투수가 되는 영예를 안는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