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8.3%, 두 달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

류재민 기자 2022. 9. 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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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손님/연합뉴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비교적 높은 수치가 나왔다. 13일 미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지난 6월 9.1%로 40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7월 8.5%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는데, 8월엔 이보다 살짝 더 낮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이 예상한 추정치였던 8.1%보다는 0.2%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1%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6월엔 1.3%였고 7월엔 0%였는데, 8월은 7월보다 소폭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물가 상승률은 내려가는 중이다. 전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7%로 6월(6.8%), 7월(6.2%)과 대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뜻하는데, 작년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미 소비자물가 발표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뉴욕 증시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달러 강세도 다소 누그러져 13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7.2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373.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시장엔 다시 불안이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 상승세가 조만간 진정될 조짐이 보인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기엔 이르다는 전망이 많다. 연준 목표치(전년 대비 2%)에 비하면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1일 열리는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 회의(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이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이후로 ‘한두번의 물가 완화 데이터로는 인상 속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변화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은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을 88%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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