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나노 이하' 대중국 수출규제 확대..中 "공급망 혼란"

정지우 2022. 9. 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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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0월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 매체 경제일보는 13일 사설에서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에 벽을 쌓고 인위적으로 '디커플링'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융합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공정경쟁 원칙을 철저히 폐기하고 과학기술과 경제무역을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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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이 10월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부가가치 첨단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온 중국은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줄 것”이라며 비판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 상무부의 허가 없이 14나노 이하 공정의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중국 기업에게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새 규정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수출통제 기준은 보다 정밀한 10나노였는데, 이를 14나노로 규제 대상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즉 14나노 이상의 미세한 제조기술이 적용되는 반도체 장비는 중국에 아예 수출하지 말라는 취지다.

10나노, 14나노 등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며 회로 선폭이 미세화될수록 더 좋은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4나노급 공정은 첨단 반도체를 가르는 기준으로도 평가된다.

앞서 상무부는 올해 초 반도체장비업체인 KLA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3개 기업에 관련 서신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또 지난달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허가 없이 중국에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도 새 규정에 명문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은 아직 상무부 서한을 받지 않았지만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AMD에 도전하던 인텔과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같은 업체들도 잠재적인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 소식통은 수출 규제 대상인 반도체가 탑재된 완제품의 중국 수출에도 상무부가 면허 요건을 부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델테크놀로지스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엔비디아의 A100칩이 든 데이터센터 서버를 만든다.

짐 루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기술 분야 연구원은 “이번 전략은 중국을 질식시키는 것이고, 그들은 반도체가 약점이라는 걸 발견했다”며 “중국은 이제 이런 것들을 만들 수 없고, 제조 장비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 강화에 즉각 반발했다. 중국 매체 경제일보는 13일 사설에서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에 벽을 쌓고 인위적으로 ‘디커플링’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융합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공정경쟁 원칙을 철저히 폐기하고 과학기술과 경제무역을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자신들의 과학기술 우위를 이용해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을 억제하고 탄압하려 하고 있다"면서 "완전한 과학기술 패권주의"고 주장했다.

중국은 세계 2위 반도체 소비국(2021년 기준 시장 규모 1조 9000억 위안)이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잇따르지만 아직까지 자급률이 낮고 이마저도 저부가가치 산업 체인에 집중돼 있다. 미국 반도체협회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 비중은 미국(47%), 한국(20%), 일본·유럽연합(각 10%), 대만(7%), 중국(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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