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서봉수의 ‘열혈 도전’... 1승 4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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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치수 3점으로 마무리
서봉수(69)의 ‘열혈 도전’은 2030 젊은 고수들의 ‘냉혈 방어’로 끝났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양측 치수(置數·핸디캡)는 3점. 13일 박정환(29)과 겨룬 마지막 5국서 219수 만에 불계패했다. 40세 아래 새카만 후배에게 2점을 놓고도 패한 ‘레전드’는 쓴웃음으로 허탈함을 애써 달랬다.
이번 대결은 랭킹 141위인 서 9단이 국내 최정상권 기사 5명과 호선(互先)으로 출발, 한 판에 한 점씩 치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1위 김지석(33)에 호선으로, 5위 신민준(23)에겐 정선(定先)으로 싸워 패했다. 4위 강동윤(33)에게 2점으로 승리했으나 3위 변상일(25)과의 정선 대결, 2위 박정환과 겨룬 2점 대국서 연거푸 무너졌다.
공평한 조건 같지만 서 9단이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에서 싸웠다는 게 중론이다. 나이와 랭킹 차이가 큰 데다 짧은 제한시간(1인당 30분), 7일간 5국을 1대5로 소화하는 일정을 감수했다. 세계 1인자 신진서를 비롯한 국내 프로 대부분이 최종 치수를 정선~2점으로 예상했으나 차이가 좀 더 벌어졌다.
전체적으로 중요한 대목에서 실수가 잇달았다. 최종국에서도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는 등 총력전으로 맞서 한때 필승의 형세를 만들었으나 막판 착각으로 우변이 잡혀 항서를 썼다. 유리한 치수를 의식해 몸조심하다 보니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극한적 치수 방식에 대한 부담감도 서 9단 쪽이 훨씬 컸다.
이번 ‘열혈 도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에선 “결과가 뻔한 승부에 나가 평생 업적을 스스로 깎아먹었다”며 안타까워한다. 18세 명인 등극, 진로배 국가대항전 9연승, 잉씨배 제패 등 잇단 신화를 쌓으며 추앙받아온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것.
하지만 그의 도전의식, 식지 않는 향학열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팬도 많다. 이벤트에 참여했던 정상권 프로 5명은 입을 모아 대선배의 열정과 바둑 사랑에 경의를 표했다. 서 9단은 이번에도 매번 종국 후 상대 기사를 장시간 붙들고 복기에 매달리는 등 식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서 9단은 “많은 것을 배웠고 결과에 만족한다.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최사인 바둑TV의 집계에 따르면 시청률에선 신민준과 겨룬 2국(0.172%)이,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강동윤과 대국한 3국(2만9800회)이 가장 높게 나왔다. 서 9단은 이번 대결에서 한 판 승리 수당 200만원과 다섯 판 대국료 500만원을 포함해 총 7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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