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기환→전주혜 90분 만에 '인사 번복' 내막엔 호남 인력난?

최동현 기자 조소영 기자 2022. 9. 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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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가 비대위원에 발탁됐다가 90분 만에 전주혜 의원으로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져 내막에 관심이 쏠린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지명직 비대위원에 3선의 김상훈 의원, 재선의 정점식 의원,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병민 전 비대위원 6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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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대위원에 주기환 임명했다가 90분 뒤 전주혜로 '교체'
이용호→주기환→전주혜 두 번 바뀐 '호남 몫'..'윤심' 비판 의식도
주기환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조소영 기자 =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가 비대위원에 발탁됐다가 90분 만에 전주혜 의원으로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져 내막에 관심이 쏠린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지명직 비대위원에 3선의 김상훈 의원, 재선의 정점식 의원,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병민 전 비대위원 6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비대위원장은 1시간30분 뒤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자의 인선을 철회하고 초선의 전주혜 의원을 새로 임명했다. 당 상임전국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자동응답(ARS) 투표를 통해 6명의 비대위원 임명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례적인 인선 교체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은 '주 전 후보가 간곡히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 안배'와 '친윤 논란', '인력난' 사이에서 깊은 고심이 있었다는 것이 복수의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정 위원장은 추석 연휴 기간 인선을 구상하면서 호남 몫 비대위원에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이용호 의원을 염두했다고 한다. 전북 남원·순창·임실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은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1호 호남 지역구 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다른 계획이 있다'며 비대위 합류 제안을 '뜻밖에' 거절했다. 정 위원장은 평소 이 의원과 친분이 두터워 비대위 합류를 기정사실로 여겼으나, 이 의원이 발표 하루 전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특히 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단기간에 인재를 찾기 어려워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위원장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15% 이상을 얻으며 선전한 주 전 후보를 낙점해 합류 수락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날 인선을 발표하자 '도로 친윤 비대위'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주 전 후보는 '당에서 제일 어려운 광주에서 열심히 뛰어보겠다'며 1시간30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주 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검찰 수사관으로 인연을 맺었으며, 최근 자녀가 대통령실에 근무하면서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주 전 후보가 '윤심(尹心)'의 대표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한 비대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인선 기사가 뜨자마자 비난이 커지니까 주 전 후보가 부담을 크게 느켰던 것으로 안다"며 "사실 (주 전 후보의 몫은) 사람보다는 지역 안배 비중이 더 컸던 것인데, 불모지인 호남에서 인재를 찾기 어려워 급하게 상징적인 인물을 찾다 보니 (지역 안배 의도가) 희석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호남 몫 비대위원' 자리는 광주 출신의 전주혜 의원에게 돌아갔다. 이용호 의원에서 주기환 전 후보로, 다시 전주혜 의원으로 우여곡절을 거친 셈이다. 정 위원장은 주 전 후보의 사임 소식을 알리면서 "연고지가 호남인 전주혜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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