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만들려 유령법인까지..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
[KBS 전주] [앵커]
유령회사를 만들어 법인 계좌를 무더기로 만든 뒤 전화금융사기 범죄 조직에 넘기고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전직 폭력조직원이 구속됐습니다.
이 계좌들은 범죄에서 사실상 '대포통장'처럼 활용됐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전북 전주에서 붙잡힌 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
피해자를 속여 5천만 원을 가로채려다 덜미가 잡혔는데, 범행에 쓰인 계좌는 경기도의 한 법인 소유였습니다.
해당 법인을 세운 사람은 전직 폭력조직원 40대 A 씨.
A 씨는 2019년부터 경기도에 실체가 없는 법인 세 곳을 등록한 뒤, 법인 명의로 계좌 59개를 만들어 범죄 조직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사업 자금을 대출받으려 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들 계좌가 전화금융사기와 사이버 도박 자금 유통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년여간 통장 수십 개를 거쳐 간 금액은 확인된 것만 1조 7천억 원, A 씨는 그 대가로 4억 7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날로 진화하면서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는 유인책과 현금 수거책 뿐 아니라, A 씨처럼 유령법인 계좌를 제공하는 조직 등으로 역할이 세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상봉/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 "실제로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해당 사무실에도 사람들이 상주하지 않았거든요. 의심되는 법인에 대해서는 중간에 제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법인 명의는 여러 계좌를 손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건데, 범죄에 활용되지 않도록 법인세 내역을 확인하는 등 금융당국의 감시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A 씨를 구속하고 대포통장 유통 등에 가담한 공범을 쫓는 한편, 윗선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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