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옆에 있다면..112에 말없이 숫자 버튼 '똑똑'
【 앵커멘트 】 가정 폭력이나 데이트폭력 같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있다보면 전화로 112 신고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말없이 휴대전화 숫자 버튼만 눌러 112 신고가 가능해집니다. 자세한 내용,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월, 한 남성이 택시에 탑승합니다.
출장을 간다며 경기 시흥에서 여주까지 이동했는데, 단 몇 분 뒤 차량에 돌아옵니다.
수상한 느낌에 택시기사는 인상착의를 기억해뒀는데, 한달 뒤 경찰로부터 이 승객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공교롭게도 이 남성이 또 택시에 올라탔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택시기사 - "형님들하고 식사 약속이 된 것처럼 이야기를 했죠. 112에서는 그걸 알아듣고…고속도로 순찰대가 저를 따라붙었죠."
지난 5월 대구경찰청 112상황실에 강제추행 피해자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입니다.
(112 신고 실제 음성) -"어, 어디야" ="여기 경찰입니다."
-"어, 어디야?" ="신고자분, 위험한 상황이에요 지금? 어디에요 지금 계신데가?"
-"나, 아직 시내지. 안전센터 건너에서 아직 택시잡고 있어" ="옆에 남자가 해코지합니까 지금?, 경찰입니다."
경찰은 112 신고로도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울 때, 음성 대화 없이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면 경찰관이 신고자 휴대전화로 '보이는 112' 링크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 링크로 들어가면 신고자의 위치와 현장 상황 동영상이 112 상황실로 전송되고, 상황 요원과 피해자와의 비밀 채팅도 가능해집니다.
범죄 현장에 있는 목격자들이 노출 없이 신고가 가능하지만, 허위 신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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