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경제 어려워도.. 자립청년에 쓸돈 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보호종료 후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재정을 한다고 해도, 이런 부분에 쓸 돈은 딱 써 가면서 자립준비청년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위치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해 자립준비청년의 주거공간인 자립생활관을 둘러보고 자립준비청년과 전담기관 관계자, 종교·기업·대학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말 3·9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운동선수인 자립준비청년을 만났던 일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가가 (자립준비청년)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는 못하고 너무 내팽개쳤다"면서 "18살이 되면 별 준비 없이 (자립정착금으로)돈 500만원 딱 쥐여주고 '사회에 나가 알아서 살아라' 하니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원확대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관계부처에 지시하고 "상급학교 교육을 받고 싶고 일자리를 얻고 싶고 안정된 주거지를 갖고자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바람이 꺾여서는 안 된다"며 "국가가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의 심정으로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약자복지'를 표방하며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에도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약자복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찾은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 중 보호종료 후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 등에게 1대1 관리와 자립지원 통합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삼성전자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 중 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전국 9곳에서 청소년 자립에 가장 중요한 개별 주거공간(자립생활관)을 제공하고 청소년에게 맞춤형 지원과 자립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희망디딤돌 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내 전남과 충북에도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종교·대학 관계자에게 "기업에서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종교단체와 학교도 관심을 갖고 애써주는 걸 보며 정부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민간이 잘해주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