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분양가 논란 왜..주택시장 안정화 역행 우려

최태영 기자 2022. 9. 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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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도 도안2단계 민간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계속되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주택건설·부동산 업계, 시민, 학계 등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도안2단계 2-3지구에서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우미린 트리쉐이드는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평)당 2050여만원에 승인을 받았다.

2019년 상반기 분양한 이 단지는 대전에서 처음으로 3.3㎡(평)당 1500만원대의 가격으로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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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1500만원 넘긴 최초 단지는 도안2-1 아이파크
줄줄이 분양가 인상..용문동 재건축도 1870여만원
공급자 과다이익·청약·주택시장 안정화 여부 주목

대전에서도 도안2단계 민간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계속되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주택건설·부동산 업계, 시민, 학계 등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도안2단계 2-3지구에서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우미린 트리쉐이드는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평)당 2050여만원에 승인을 받았다. 이 가격이 공급가로 최종 확정되면 지역 신규 분양시장에서 2000만원을 넘는 최초의 단지가 된다.

우미린 트리쉐이드는 그러나 HUG로부터 승인 받은 가격에 발코니 확장비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3㎡(평)당 50-60여만원의 확장비를 포함하면 공급가는 사실상 2100여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부동산·주택건설 업계는 물론 주택(입주자모집)공급 승인권자인 유성구도 부담스런 모습이다.

지역 부동산개발업체 한 대표는 "건축비 상승 등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해도 2000만원이 넘는 건 너무 한다"며 "아무리 도안이 수요자들의 선호지역이라고는 하나, 사업주의 비용 상승분을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거 아니냐. 이건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말했다.

지역 건설업계 일각에선 시장 논리에 따라 분양가 책정을 '심리적 저항'에 빚댈 수는 없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개발 사업 특성상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비롯해 고금리에 따른 금융대출이자 부담, 건축비 인상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시장에선 이 같은 비용 인상 등을 고려해도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의 고저에 대한 분명한 저항선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업계는 공급자 측이 분양가의 숫자 앞자리 '2'에 대한 부담을 느껴 전략적으로 1900만원대 후반에 공급하려 하지 않겠냐는 전망마저 나온다. 2000만원대를 넘지 않겠다는 '명분 쌓기'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다.

유성구는 일단 적극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2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는 (행정기관도)솔직히 부담스럽다"며 "주변 단지의 시세가 많이 오른 점 등을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는 건 인정한다. (공급승인 신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조정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역사회는 지자체가 어느 정도 가격 조정 역할을 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자체는 가격을 고민하는 정도의 '권유'하는 수준에 그칠 뿐, 실제 가격을 낮추라고 강제할 권한이 없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분양 예정인 도안 인근 신규 분양시장에 미칠 파급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분양 예정인 주변 단지에 도안 2-3지구 분양가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내년에 분양을 준비 중인 인근 2-2지구, 2-5지구 개발 사업주들 역시 2-3지구의 최종 분양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개발시행사인 A사 관계자는 "이르면 올 연말 안에, 늦어도 내년 중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데, 도안에서 분양가에 대한 일종의 준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2-3지구의 최종 분양가격이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앞서 대전에서 고분양가 논란의 단초가 됐던 단지는 도안2단계 내 2-1지구(A1·2블록) 아이파크시티다. 2019년 상반기 분양한 이 단지는 대전에서 처음으로 3.3㎡(평)당 1500만원대의 가격으로 공급됐다. 이곳은 당시 발코니 확장비 등을 포함한 가격이었다.

아이파크시티 분양 이후 전체적으로 대전의 신규 주택공급시장에서 분양가가 줄줄이 오르는 부작용을 양산했다는 업계의 비난을 면하지는 못했다.

현재 민간택지지구에서 고분양가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없다. 정부 정책상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개발지구, 투기과열지구에서만 적용된다. 대전은 지난 6월 30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도안 2-3지구 역시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택지지구다. 사실상 사업주 측이 높은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선언해도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업계서 현 정부의 관심은 오로지 '서울 강남'으로 대변되는 기득권 중심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다 기존의 지역 주택시장 안정화를 헤칠 우려가 높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학계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공통된 시각을 내놓고 있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불과 1-2년 사이 분양가 급상승으로 인한 공급자의 과다이익 발생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2000만원대로 청약이 통할지 여부다. 여기에 고분양가로 공급된 이후 지역 주택시장의 가격 안정화를 훼손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현 정부 정책상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적용하는 (분양가 심사) 기준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상식 선에서도 맞지 않는 가격을 지역 주택 수요자들이 과연 받아들이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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