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음양오행 원리 깃든 전통 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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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국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이 있고 마한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군집가무(群集歌舞) 후 기무음주를 즐겼다." "하늘에 제사 지낸 다음, 모여서 음주가무를 즐기는데, 조나 궤를 사용해 음식을 차리고 식기는 변, 두, 궤를 사용하고 술은 작에 따라 마셨다." 각각 후한서(後漢書)와 예기(禮記)에 나오는 우리 조상들의 음주 풍습이다.
우리 조상들은 음식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음복연(飮福宴)을 열어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밤낮으로 즐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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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인문학 김상보 지음/헬스레터 펴냄
"부여국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이 있고 마한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군집가무(群集歌舞) 후 기무음주를 즐겼다." "하늘에 제사 지낸 다음, 모여서 음주가무를 즐기는데, 조나 궤를 사용해 음식을 차리고 식기는 변, 두, 궤를 사용하고 술은 작에 따라 마셨다." 각각 후한서(後漢書)와 예기(禮記)에 나오는 우리 조상들의 음주 풍습이다. 주나라의 주서(周書)에는 백제가 음양오행(陰陽五行) 법을 안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음식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음복연(飮福宴)을 열어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밤낮으로 즐겼다는 것이다.
요즘은 많이 단출해졌지만 한가위나 설날 명절에 함께 모여 제사를 지내고 음복연을 갖는 것은 수천 년 전래의 풍습이다. 술과 음식에 얽힌 한식문화의 계보 연구에 천착해온 '음식 국학자' 저자는 음복연은 연향(宴饗, 잔치를 베풀고 손님을 접대하는 것) 문화로 발전하고, 이는 1910년 한일합방 때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우리 민족의 음주문화는 2000년간 오랜 시간의 연속성 안에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술과 함께하는 우리 연회 문화의 뿌리는 음양사상이 깃든 유학 정신에 있다고 주장한다.
유학에 따르면 술은 정신(양)을 살찌게 하고 안주는 육체(음)를 살찌게 한다. 양(술)과 음(술안주)이 결합해야 비로소 주도(酒道)가 완성된다. 술은 사람으로 하여금 천도(天道)와 지도(地道)를 알게 해주는 군자의 음료다. 술은 반드시 큰 항아리에 담아 제사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공음(供飮)하고 이를 통해 신과 인간이 일심동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상식적으로 사는 사람은 천도와 지도를 아는 군자이다. 심지어 주도에 입각한 술이야말로 영혼을 맑게 해주고 사람의 뜻과 신의 뜻을 화합하게 하는 매개체라고까지 한다.
술과 음식에 관한 사상적 배경까지 훑어낸 저자의 노고가 느껴진다. 술이 향락의 입구요 시름의 도피처로 오용(?)되는 오늘날, 술이 군자의 도를 체득하는 매개요 천하 섭리를 깨닫게 해주는 상징물로까지 자리매김 하는 저자에게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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