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새롭게 등장한 VDT증후군

2022. 9.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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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북병원장

미켈란젤로는 '피에타'와 '다비드' 등의 조각으로 유명한 조각가이면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과 벽에 그린 '천지창조'(Creation of Adam)와 '최후의 심판' 같은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이미 조각가로 명성이 높던 그는 교황의 강력한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년에 걸쳐 가로 41미터 세로 13미터의 천장화를 그리게 된다. 하루 18시간씩 고개를 젖히고 무리해서 작업을 하면서 근육통, 두통은 물론 눈에 물감이 들어가면서 시력저하까지 겪어야 했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고통은 미켈란젤로와 같은 대가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목은 우리 몸에서 가장 가는 부위다. 기도, 식도, 혈관 및 신경 그리고 근육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다. 따라서 자세가 좋지 않으면 많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특히 컴퓨터와 휴대폰이 일상화되면서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늘어나면서 목과 허리, 눈(안구)의 통증과 함께 두통 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증상들은 각종 전자기기의 화면을 보면서 생긴다는 의미에서 'VDT(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담'이라고 부르는 근육이 뭉치는 느낌과 통증이 가장 흔하다. 통증은 손목, 팔꿈치, 어깨와 같은 관절 부위는 물론 목, 허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이를테면 장시간 키보드를 치게 되면 손목, 팔, 목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연속 작업을 피하고 한 시간에 십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안구 건조증과 같은 증상이 생기고, 심하면 눈 부위의 통증은 물론 두통과 피로까지 동반하게 된다. 세 번째로 인터넷 중독증, 게임 중독증,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정신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중독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네 번째는 호흡기 질환으로 컴퓨터 내부의 열을 발산하기 위한 팬이 돌면서 배출되는 미세한 금속성 분진과 탁한 열풍이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PC방처럼 다수의 PC를 협소하고 밀폐된 작업공간에서 이용할 때 만성적인 피로감, 나른한 느낌 및 호흡기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불규칙한 식사를 하기 쉬운데, 이로 인한 위장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이다. 전자파는 인체세포 내의 DNA와 RNA 기능을 방해하고 면역력을 감소시켜 암, 유산, 신경통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전자파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소한 임산부의 경우에는 일단 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세를 교정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50분 동안 작업을 하고 나서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따로 일어나서 체조를 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자에 앉아서 1)손바닥을 마주 대고 서서히 아래로 내리는데 이때 손바닥이 떨어지지 않게 한다. 2)양손의 엄지 손가락을 턱에 댄 후 머리를 최대한 뒤로 젖힌다. 3)한쪽 팔을 앞으로 하고 손을 아래로 향하게 한 다음 다른 손으로 손등을 지그시 민다. 4)양손을 비벼서 손바닥에 열을 발생시킨 다음 양쪽 눈에 대고 원을 그리면서 눈동자 주변을 가볍게 누른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50분 동안 작업한 후에 4~5차례 반복하는 습관이 생기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눈과 모니터 거리는 최소한 30cm이상 충분히 거리를 두고 모니터의 상단이 눈과 수평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팔꿈치는 9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허리와 무릎도 직각을 유지할 수 있게 적절한 의자를 사용하며 키보드도 손가락이나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선한 공기와 적절한 습도 역시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건조한 겨울에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스트레스 때 다량 분비되는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근육을 경직시켜서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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