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다주택' 찰스 3세 "어디 살지 고민"

사진=AP연합뉴스

'다주택자' 찰스 3세(사진 왼쪽) 영국 국왕이 주거지 선정 문제에 봉착했다고 합니다. 찰스 왕이 과연 어디에서 거주할 지가 영국인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찰스 왕에게는 많은 집 가운데서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찰스 왕은 왕세자 시절에도 궁전, 주택, 별장 등 수많은 주거시설을 소유하고 있었지요. 이제 왕위에 오르면서 선왕 엘리자베스 2세의 부동산까지 물려받으면서 이제는 영국 도처에 널린 집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찰스 왕은 즉위하기 전까지 커밀라 왕비와 런던 중심지 몰 거리에 있는 저택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살았습니다. 일반적인 왕가의 관습대로라면 국왕이 된 이상 여기에서 나와 공식 관저인 버킹엄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버킹엄궁은 1837년부터 영국 군주의 공식적인 거주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버킹엄궁은 총 775개의 방을 가지고 있고 우체국, 영화관, 수영장, 테니스장, 헬기장, 진료실 등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찰스 왕이 버킹엄궁에서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버킹엄궁에 대한 찰스 왕의 반감이 어찌나 컸던지 "찰스 왕이 이곳을 국왕의 집무실로만 사용하고 거처로 삼지는 않을 것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찰스 왕을 잘 아는 소식통은 그가 세인트 제임스궁 바로 옆 클래런스 하우스를 런던의 거주지로 이용하고, 대신 버킹엄궁은 연회, 리셉션을 비롯한 행사장 겸 왕실의 본부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찰스 왕이 버킹엄궁을 대중에 더 많이 개방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찰스 왕이 가장 사랑하는 휴가철 거주지는 잉글랜드 서남부 글로스터셔의 하이그로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찰스 왕세자(당시)와 다이애나 빈이 두 자녀와 함께 주말을 보내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콘월 공작령인 이곳은 공작의 작위를 물려받은 윌리엄 왕세자의 소유가 됐지요. 게다가 커밀라 왕비가 다이애나 빈의 자취가 배어 있는 이곳을 싫어해 찰스 왕이 이 곳에 거주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 밖에도 찰스 왕이 휴가철에 이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로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애 마지막까지 기거했던 스코틀랜드 동북부 밸모럴성, 잉글랜드 동부 샌드링엄의 샌드링엄 하우스, 웨일스 리니워모드 별장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찰스 왕의 집이 많으니 거주지 선정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