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선물만 1.1조 베팅..삼성전자 4.5% 날았다
SK하이닉스 4% 이상 뜀박질
삼성SDS·LG화학 등 대형주 ↑
FOMC 전후 변동성 확대 전망
반등랠리 지속 여부는 엇갈려
추석 연휴를 마치고 외국인들이 무섭게 주식을 사 모으며 코스피가 강하게 반등했다. 외국인들은 선물 시장에서만 1만 4807계약을 순매수한 가운데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집중적으로 담으며 주가를 단번에 4% 넘게 끌어올렸다. 미국 뉴욕 증시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에 나흘 연속 반등하며 안도 랠리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로 돌아선 것이 연휴 전 침울했던 증시 분위기를 일순간 바꿔 놓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지표 둔화가 확인된다면 이 같은 상승 탄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65.26포인트(2.74%) 오른 2449.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8.98포인트(2.44%) 상승한 796.79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화끈한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4005억 원을 사들이며 8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1조 1720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장중에는 사상 최고치인 2만 3117건을 넘어 2만 3639계약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기관도 코스피 시장에서 7154억 원을 순매수하며 힘을 보탠 반면 개인은 1조 1030억 원을 내던지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추석 연휴 동안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에 4거래일 연속 오른 뉴욕 증시 분위기가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지수는 13일(현지 시간) 예정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의 연속적인 상승세를 하루에 반영하며 급등했다”며 “8월 CPI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이번 주 코스피는 2560선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인 점도 외국인의 귀환을 도왔다. 이날 서울외환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5원 80전 내린 1375원에 출발한 환율은 전일 대비 7원 20전 내린 1373원 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57억 원, 184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50% 오른 5만 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주가가 연저점까지 내몰린 점이 ‘저가 매수’ 매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 연휴 직전인 8일 삼성전자는 5만 5600원까지 하락하며 주가가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둔화로 내년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이미 주가는 이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수준으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자 업종이 고환율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은 환율 상승에 따른 높은 마진 개선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분야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했을 때 마진이 3.3%포인트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에도 대부분 빨간불이 켜졌다. SK하이닉스가 전일 대비 4.87% 오른 9만 48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삼성SDI(006400)(5.43%), LG화학(051910)(3.26%) 등도 3%이상 상승했다.
반면 7~8월 서머랠리를 이끌던 태·조·방·원(태양광·조선·방산·원자력주)은 주춤했다. 한화솔루션(009830)(-2.78%), 현대로템(064350)(-2.90%), 비에이치아이(083650)(-4.94%)는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현대중공업도 0.39% 오르는 데 그쳤다.
반등 랠리가 이어질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라 최근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2550선으로 낮아졌다”며 “2550선을 넘어서는 반등세는 단기 오버슈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9월 FOMC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8월 CPI 이후 물가 둔화가 확인될 경우 추가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CPI 컨센서스가 전년 대비 8.1% 전후로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고 보는 관점은 타당하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매번 FOMC 데이터를 보고 금리 결정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후 회의에서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형성되며 추가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연구원 역시 적극적인 주식 비중 확대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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