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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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상을 분명히 하면서 이로 인한 경기침체도 감수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양국 통화당국 수장의 메시지는 향후 고물가·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특징을 띠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곧 닥칠 수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방향의 단초를 과거 경험으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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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는 고물가·저성장의 장기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1970년대 중반 그리고 1980년대 초 두 차례 겪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곧 닥칠 수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방향의 단초를 과거 경험으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던 반면교사 사례부터 살펴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가 이에 해당한다. 1981년 출범한 미테랑 정부는 프랑스 최초의 사회주의 좌파 정부였다. 미테랑 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케인스식 수요정책과 함께 전통적 좌파 정책을 추진했다. 최저임금·실업급여 인상, 부유세 도입 및 상속세 인상, 노동시간 단축, 공공일자리 확대, 주요 기업 국유화, 노동조합 권한 강화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좌파 경제정책의 대부분을 미테랑 정부는 추진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미국, 영국 등이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1983년 이후에도 수년간 저성장과 고물가에 시달렸다. 그리스도 좋은 반면교사 사례다. 그리스 최초의 사회주의 정부였던 파판드레우 정부도 1981년 출범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완화적 통화정책, 재정지출 확대, 소득재분배 강화 및 복지 확대 등 집권 내내 포퓰리즘으로 일관했고 그 대가로 상당 기간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당시 정책들이 2000년대 그리스 재정위기의 근원이 되었다는 평가도 많다.
한편 공교롭게도 미테랑, 파판드레우와 같은 해인 1981년 집권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이들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레이건 정부는 긴축재정, 세율인하, 규제개혁 등으로 대표되는 소위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하면서 단기적 경기침체를 무릅쓰고 경제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미국은 1983년 성장률 4.6%, 물가상승률 3.2%를 기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철의 여인' 대처 총리가 이끄는 영국도 긴축재정,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나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한 가계의 살림살이 원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출은 커지는데 수입이 준다면 그 가정경제는 위기상황인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씀씀이를 줄이고, 수입을 높일 수 있도록 가계 구성원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지만 그 실천에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미래의 지속성장을 위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하는 지도자의 결단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국민의식이 위기극복의 관건인 것이다.
■약력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기획조정실장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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