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현의 창(窓)과 창(槍)]한체대 총장 선거가 중요한 이유 ..한체대가 살아야 한국체육이 산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역사지만 한체대 설립에 숨어 있는 체육의 역사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체육인들의 요구에 따라 설립한 국립대학이 바로 한체대이기 때문이다. 레슬링 양정모는 1976몬트리올림픽에서 건국이후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뒤 박 대통령이 마련한 청와대 환영식에서 “앞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지속적으로 획득,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 양성기관인 체육대학이 꼭 필요하다”고 간곡하게 건의했고,박 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해 12월 30일 대통령령 제 8322호에 따라 설립된 한체대는 심신이 조화를 이루는 전문체육인과 국위선양을 위한 우수선수 양성이라는 설립목적에 따라 묵묵히 한 길을 걸었다. 지금까지 한국이 따낸 올림픽 메달(금 129개-은 121개-동 117개 총 367개) 중 한체대 출신이 따낸 메달은 총 124개(금 50개-은 37개-동 37개)에 이른다. 한체대 출신은 지금까지 한국이 따낸 올림픽 총 메달의 33.8%를 수확하며 한국 체육의 메달 산실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건학이념을 충실히 수행했던 한체대였지만 지난 4년은 가슴 아픈 시간으로 남았다. 난데없이 불어닥친 ‘정치 바람’에 학교의 전통과 명예는 숫제 거덜이 났다. 순수해야할 체육에 정치에 물든 과잉신념과 편향된 가치가 과도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하나의 체육을 갈라놓기 위해 엘리트체육 대(對) 반엘리트체육이라는 진영논리를 끌어들였다. 체육이라는 신성한 토양에 ‘정치공학적 셈법’이 이식돼 반목과 갈등이 난무했다. 그 결과 엘리트체육의 요람인 한체대는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일부에선 “한체대 해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교육부의 잇따른 감사가 이어졌고,특정 인사를 솎아내기 위한 정치적 압력은 절차적 정당성마저 훼손했다. 그럼에도 학교와 총장은 그 흔한 저항 한번 하지 못했다. 아니,하지 않았다. 그릇된 정치와 오만한 권력에 맞설 수 있는 철학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상실감은 집단적 체념으로 이어졌고, 학교도 함께 추락했다.
한체대의 추락은 한국 체육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체육특성화 대학으로 설립된 한체대가 제 역할을 못하면 한국 체육의 국제경쟁력 역시 급전직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한국 체육의 국제경쟁력 저하 원인 중 하나로 한체대의 추락을 꼽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체육정책에도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정부의 그릇된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고,거꾸로 간 ‘체육시계’를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한체대도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4년의 악몽을 떨쳐내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우선 철학이 뒷받침된 역량 있는 총장 선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체육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체대 총장 선거는 오는 11월 22일 열리는 가운데 현재까지로는 4명의 내부인사와 1명의 외부인사가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총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내부 구성원들을 추스를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며 둘째는 외부 동력을 끌어올 수 있는 역량과 네크워크를 갖춰야 한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마지막으로는 그동안 한체대가 외부의 입김에 하도 시달린 탓에 이를 막아낼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는 평가다.
추락한 명예를 회복하고 정체된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기 위해선 ‘우물 안 개구리’를 떠올리게 하는 지금과 같은 리더십으로는 버겁다. 내부를 추스르는 구심력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 자원을 학교 발전동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원심력의 리더십이 오히려 더 절실한 시점이다. 한체대는 한국 체육의 역사나 다름없다. 종목적 편향성이 도드라진 한국체육에서 그나마 한체대가 있었기에 비인기종목에서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체대가 무너지면 한국 체육도 무너진다. 제 7대 한체대 총장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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