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장애학생 배제되지 않는 교육 기대
장애 아이의 부모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급식은 혼자서 먹을 수 있을까', '무엇을 배울까', '힘들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 저의 마음은 등교한 아이의 옆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비장애 자녀를 학교 보낼 때는 '학교에서 잘 알아서 해주시겠지', '좀 힘들어도 금방 적응하겠지' 싶은 마음이었는데, 장애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모두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수업내용과 교과서가 우리 자녀에게 너무 어렵게 느껴졌고, '선생님은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계시지'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선생님들께서 교육과정 따로, 교과서 따로, 수업 따로 하시는 것을 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저를 비롯한 여러 학부모님들은 장애 학생의 수준에 맞는 교육과 사회통합에 필요한 실생활 중심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개정 중인 2022 특수교육 교육과정에서는 개인별 요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강조하고, 자립과 사회통합에 필요한 일상생활 훈련 내용이 교육내용에 반영되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번 2022 개정을 통해 장애가 있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립과 사회통합에 필요한 교육을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으나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70% 이상이 일반 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았을때 특수교육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은 간과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해졌습니다.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은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이 시기의 차이를 두고 따로 고시가 되었으나,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의 동시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점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교육의 결을 같이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특수교육을 함께 고려해 앞으로의 교육 방향을 모든 학생에게 맞춰나가는 듯싶어 학부모로서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 운영, 평가 등에 대한 지원 사항이 포함되어, 장애학생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이는 장애 학생들이 일반학교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장애학생의 사회통합이 한 발 진보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그동안 장애학생들의 일반학교 적응 정도는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교육구성원들의 인식에 따라 많이 좌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장애학생을 위한 지원이 지침으로 마련되어 학교구성원 모두가 장애학생에 대한 책무성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큰 물결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물결이 점점 퍼져서 모든 장애학생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더 나아가 장애학생의 교육도 초·중등교육법에 담을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법과 제도가 앞서가도 학교 현장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인식의 전환과 변화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 만든 교육과정이라 하더라도 지침과 책 속에서만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상급학교 진학과 대학입시에 편중되어있기는 하나 교육의 대전제인 '통합교육'이라는 대명제가 하나씩 실현될 수 있도록 기대해봅니다.
제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10년이 넘는 지금도 '학교 가자'는 말을 제일 좋아합니다.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장애 학생들도 배제되지 않는 교육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향하는 교육과정으로 개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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