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이 보유한 알짜시설..세계 최고 수조 '눈길'
세계 최대 규모 공동·예인수조
잠수함 음파부터 자율운항까지
다양한 선박 기술 시험 가능해
"핵심설비 자체 기술로 만들어"
3년 뒤인 2018년 말 대우조선해양은 첫 수조를 갖게 됐다. 대우조선공업 설립 후 40년 만이었다.
최근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을 찾았다. 서울대는 1만5000평(약 5만㎡) 용지를 대우조선에 25년간 무상 임대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동(空洞)수조(Cavitation tank)'의 시험관측부였다. 길이 13m·높이 2.4m·폭 2.8m인 관측부에서는 최대 초속 15m로 빠르게 흐르는 물에서 프로펠러를 비롯한 각종 핵심 부품의 성능을 시험한다. 프로펠러에서 생성되는 공기방울을 이용해 소음을 차단하는 고급 기술 등이 여기서 개발되는 것이다. 공동수조의 경쟁력은 관측부 크기에서 나오는데, 대우조선이 보유한 것이 전 세계 민간 수조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관측부 아래층에 설치된 터널 속에는 3600t의 물이 들어 있고, 이를 4.5㎿ 모터로 돌리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이어서 '예인(曳引)수조(towing tank)'가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300m·높이 7m·폭 16m로 역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서는 12m 길이의 모형 선박을 움직이며 저항력부터 자율운항까지 다양한 시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예인수조는 7m 내에서 수심을 조절 할 수 있어 컨테이너선부터 군함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실험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이 밖에 해군이 보유한 것과 유사한 '음향수조'도 있다. 군함·잠수함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음파 탐지·무력화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어뢰를 비롯한 잠수함용 수평발사장치 시험 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예인·음향, 그리고 잠수함용 무기시험 수조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는 시설은 전 세계 조선사를 통틀어 대우조선 중앙연구원이 사실상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만들어진 지 불과 4년 된 최신형 수조인 셈이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 수조는 1984년, 삼성중공업 수조는 1996년에 제조됐다.
최동규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은 "배를 만드는 건 조선업의 일부일 뿐"이라며 "세계 최고의 수조를 통해 핵심 설비·기자재 등을 자체 기술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어 "수조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수시로 바뀌는 환경 규제와 다양해지는 발주사 주문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첨단 시설이 대우조선의 경쟁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를 비롯해 대우조선에 '액화천연가스(LNG)선 명가'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기술들은 세계 최고의 수조를 보유하기 이전에 개발됐다. 대우조선은 부품·기자재 등의 국산화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진작 민영화에 성공했다면 세계 최고의 수조도 더 빛을 발했을 수 있다.
20년 이상 번번이 민영화에 실패한 대우조선은 인재 유출부터 최근 하도급업체 파업까지 내홍을 반복하고 있다. 새 정부의 민영화 의지에 대우조선이 보유한 '알짜' 자산의 운명도 달려 있는 듯하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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